“사진은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연상하게 해줍니다.”
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이민숙(미카엘라)씨는 사진기를 통해 피사체(被寫體)의 감동을 전한다. 평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대상들도 사진기를 들이대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
“사진가회 회원들과 출사(出寫)를 하면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들립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대상들이 새로운 묵상 거리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하느님이 주신 것에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사진은 이러한 기쁨을 깨닫게 합니다.”
이씨는 신앙인들이 사진기를 통해 피사체를 더욱 깊이 바라보는 힘을 키운다고 믿는다.
이씨의 피사체는 동식물 등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씨는 사람이 지닌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내는데도 집중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씨는 교구 내 장애인 복지관인 성분도복지관에서 오랜 기간 사진 봉사를 펼친 바 있다.
“복지관의 친구들은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합니다. 장애로 찡그린 얼굴이 그대로 드러날까 신경이 쓰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에게도 분명 아름다운 얼굴이 있습니다.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아이들은 물론, 그 부모님들도 매우 좋아하십니다.”
10여 년 전, 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설립에 주춧돌을 놓은 이씨는 지난해까지 4년 간 회장직을 맡아 사진가회 활성화를 위해 힘써왔다. 또한 그동안 사진가회에서 마련한 사진교실 강사로서 봉사해왔다.
“사진가회 회원들은 자신의 재능을 살려 교회와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진가회 회원들이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이 주어지길 바랍니다. 교회 안팎에서 탈렌트를 바탕으로 봉사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영적 성숙에도 도움 되는 일입니다.”
아직까지 교회 내 문화 전시 공간이나 문화를 통한 봉사활동의 여건은 미흡한 것이 사실. 오랜 시간 사진가회와 함께해온 이씨는 사진가회의 탈렌트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진가회는 또 다른 선교의 장이기도 하다. 사진가회의 사진교실에는 신자를 비롯해 비신자 또는 타 종교 신자들도 찾아온다. 이들은 사진교실에서 새로운 신앙의 눈을 키워나가고 있다.
“사진 교실을 찾아온 비신자, 타 종교 신자, 냉담교우 중 세례를 받거나 다시 냉담을 푸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진은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하는 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자, 점차 신앙의 눈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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