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교회는 한국교회와 꼭 닮았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얀세니즘이 뿌리내린 점, 약 10%의 가톨릭 신자 비율을 자랑한다는 점, 오랜 유교적 전통이 신앙을 토착화하며 녹아들어갔다는 점이 닮았다. 남과 북으로 갈려 전쟁을 했고, 공산주의로 인해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박해를 당했던 북녘교회와 닮았다. 이처럼 ‘닮은꼴’의 베트남교회가 이주민을 품는다는 소식에 수원교구 다문화체험단이 이곳을 찾았다. 한국과 베트남, 이주민을 위한 마음도 서로가 참 많이 닮았다.
■ 이주민을 품는 베트남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사회주의로 인해 박해를 받았을 때 우리 수녀들은 외곽으로 빠져나가 살았습니다. 그때 그곳에서 살던 소수민족, 산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어요. 이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갚을 차례입니다.”
베트남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이하 사랑의 딸회) 안린 수녀(안나ㆍ임마누엘공동체 원장)는 소수민족을 위한 사목을 하는 이유를 대며, 그들을 ‘산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현재 베트남에서 살아가는 50여 개의 민족 중 90%를 차지하는 비엣족을 제외하고 나머지 소수민족들은 이주민과 다름없이 어렵게 살아간다. 사회주의로 인해 박해 받던 수녀들은 그들을 도와준 고마운 소수민족을 위해 ‘직업훈련센터’를 만들었다.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바느질, 요리 등 가정부 직업과 관련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절한 취업과정을 마련해준 것이다. 안린 수녀가 말했다.
“대부분 소수민족 자녀들이 중등교육을 마치지 못합니다. 취업을 위해 대도시에 가는데 주로 소녀들이라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많이 처하고는 합니다.”
2002년 돈보스코 신부들에 의해 설립된 직업훈련센터는 2004년 사랑의 딸회가 협력해 바느질과 수작업, 요리, 보육 등의 코스를 더 마련하며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베트남의 상류층 가정과 외국인들이 가정부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교육과 함께 소녀들의 안전한 취업자리를 알선했다. 외국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영어교육은 물론 대학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며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소녀들의 한 달 교육비는 8000원. 사랑의 딸회는 적은 비용을 받고 이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교육비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학비를 빌려줘 그들이 취업 후 갚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수녀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한 길만을 갑니다. 유치원도 운영해 소수민족 아기들을 돌봐주고 있어요. 박해 당시 소수민족이 우리를 도와주었고 지금은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듯이 영원한 이주민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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