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서울 용산에서 이뤄진 강제철거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 참사’를 다룬 독립영화 <두 개의 문>(연출 김일란, 홍지유)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교회 안팎에서도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박동호 신부) 위원들은 3일 오후 서울 신문로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찾아 <두 개의 문>을 함께 관람했다. 이날 극장에는 장애인단체와 인권단체 회원들도 함께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또한 수도회나 단체 차원의 관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두 개의 문>은 개봉 14일 만인 4일 누적 관객수 2만 명을 돌파했다.
<두 개의 문>은 지난 2009년 1월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서 당국의 강제 철거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철거민들을 경찰 특공대가 진압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 이 영화가 지닌 힘은 용산 참사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경찰 측 채증 영상, 용산 참사 당시 현장을 지켰던 1인미디어가 찍은 동영상을 기본 소재로 한 치밀한 사실 제시에 있다. 당시 경찰 특공대원들이 현장을 ‘생지옥’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표현하는 등 생생한 육성이 담긴 진술서 내용도 고스란히 옮겼다.
영화를 관람한 박동호 신부는 “그때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고자 단체관람을 결정했다”며 “우리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제2, 제3의 용산에서 많은 이들이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순희(율리아·의정부교구 고양시 풍동본당) 씨는 “조그만 불의에 눈감을 때 더 큰 악이 잉태되는 현실을 돌아보며 용산 참사가 생기도록 방치한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봄으로써 불의에 맞서 용기를 낼 수 있는 삶을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16개 상영관에서 시작한 <두 개의 문>은 CGV 구로, 메가박스 이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메가박스 연수, 롯데시네마 부평, CGV 인천, CGV 오리, 메가박스 송천 등 전국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용산 참사’ 다룬 독립영화 <두 개의 문> 흥행 … 교회 안팎 단체 관람 이어져
“제2·3 용산서 신음하는 이웃 돌아볼 계기되길”
경찰 채증 영상·현장 1인 미디어 영상 기본 소재
경찰 특공대원 육성 담긴 진술서 내용도 옮겨져
발행일2012-07-15 [제2804호, 7면]
▲ <두개의 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