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예수님과 함께 살기를 원합니까?”
“예, 원합니다!”
초등부 어린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5일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선부동성가정본당(주임 인진교 신부) 초등부 첫 영성체. 겉보기엔 여느 첫 영성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교구에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첫 영성체다. 그 특별함의 정체는 바로 이날 첫 영성체를 한 18명의 어린이 중 7명이 안산엠마우스(전담 김종용 신부)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유아세례를 받고도 첫 영성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린이들의 첫 영성체는 부모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쉬는 날 없이 맞벌이해 자녀들의 신앙생활을 돌볼 겨를이 없다. 다문화가정이 속한 본당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문화가정 부모조차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그 자녀들의 신앙생활까지 관심을 두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에 안산엠마우스는 선부동성가정본당과 연계해 안산지역 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첫 영성체 교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쳤다. 매 주일 승합차로 안산지역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운송해 선부동성가정본당 초등부와 함께 교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본당교리 이외에도 별도의 교육시간을 마련했다. 본당 내에 이주사목위원회가 구성된 선부동성가정본당의 지지도 첫 영성체교리 운영에 큰 힘이 됐다.
이날 첫 영성체를 받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주일학교에 나오지 못하다 안산엠마우스를 통해 이번에 첫 영성체를 한 다문화가정의 최수진(베로니카·12)양은 “전에는 주일에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았는데 지금은 성당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교리를 받는 게 더욱 즐겁다”면서 “예수님의 몸을 모시게 됐으니 앞으로는 죄를 짓지 않고 성당에 열심히 다니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용 신부는 “이주민 여성은 이미 가톨릭신자임에도 한국에 와서는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그들의 자녀들은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기 때문에 안산엠마우스에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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