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교회는 1991년부터 소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여러 시도와 노력들을 20년 이상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방콕대교구 성베드로본당 소공동체 모임에서는 각 소공동체가 고유 상황에 맞게 모임의 내용이나 방식, 횟수 등을 정하면서 소공동체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바람직한 모델을 함께 찾고 더불어 만들어 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태국 방콕대교구를 방문, 소공동체 현황을 살피고 모임 현장을 탐방한 주교회의 소공동체위원회 노주현(비비안나) 총무는 “방문했던 소공동체 모임이 연령이나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남녀노소가 모두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특별했다”면서 “초등학생들이 어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복음나누기를 통해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되돌아보고, 신앙의 성숙을 이뤄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FABC(아시아주교회의연합) 아시파(Asian Integral Pastoral Approach, 아시아의 통합적 사목적 접근) 사무국 총무를 겸하고 있는 노주현 총무. 아시아 각국 교회의 소공동체 관계자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강화하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 같은 역할 속에서 이번 태국교회 방문은 오는 10월 스리랑카에서 개최되는 제6차 아시파 총회를 준비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방콕대교구는 태국교회 10개 교구 안에서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구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교구 차원의 소공동체팀(사제 2명, 수도자 2명, 평신도 2명)을 구성하고 양성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구내 6개 지역에 각각 소공동체 팀을 구성하고 지역마다 적어도 1명의 사제가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톨릭이 운영하는 학교에서도 커리큘럼에 소공동체를 포함시켜 교육 중이다.
노 총무는 소공동체 봉사자들의 활동상도 눈여겨 볼만 했다고 밝혔다. 봉사자들이 자신을 선교사로 생각하고 소공동체 활성화에 임하는 것이 의미있게 여겨졌다고 했다. “봉사자들이 선교사들처럼 같은 지역에 속한 신자들 가정을 끊임없이 방문하고 돌보면서 이들을 소공동체에 초대하고 두세 사람이 모이면 소공동체를 시작했습니다. 한국교회도 소공동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선교사로서의 정체성, 선교의 영성을 갖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 소공동체가 20년을 맞고 있고 또 그만큼 한국교회의 소공동체 모델을 찾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현실에서 방콕대교구의 소공동체 상황은 우리의 소공동체를 더욱 새로운 시선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노주현 총무는 말한다.
“방콕대교구나 성베드로본당 소공동체 사목이 이상적 모델은 아니지만, 그들의 소공동체가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교회를 살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그 삶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 교회 역시 작금의 현실에서 어떻게 복음을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데 있어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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