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안에서도 서로 수백에서 수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북아프리카 난민을 돕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뭉쳤다.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당에서는 ‘2012 북아프리카 난민 돕기’ 기금 마련 음악회가 펼쳐졌다. 음악회를 연 주인공은 ‘중동 한인 가톨릭협의회’(회장 김우솔, 지도 고인현 신부, Association of Korean Catholic Communities in Middle East, 아켐) 회원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신앙 안에서 다진 형제애를 바탕으로 나눔 활동에 나섰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를 주제로 연 음악회에서는 아켐 성가방 회원들을 비롯해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르신까지 각 공동체 신자들이 다양한 성가와 악기 연주를 선보였다. 각자 다른 나라에서 지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연습하는 일정에 부족함도 많았지만, 정성만큼은 그 어느 음악회보다 짙게 배어난 장이었다. 특히 회원들은 이번 음악회 준비를 위해 각자 고국에서 보내야할 휴가일정을 봉헌, 나눔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중동 한인 가톨릭협의회’는 아랍 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이란, 카타르, 쿠웨이트, 터키 등 9개국 10개 공동체 700여 명의 신자들이 연대한 단체다.
중동 지역에서는 한인 신자들이 뿌리 깊은 이슬람교와 혹서의 척박한 자연환경을 넘어서 작게는 10여 명, 많게는 300여 명으로 구성된 공동체를 꾸려 신앙을 이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느 공동체에도 한인 사목자가 파견되지 않아, 신앙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공동체들은 지난 2010년 협의회를 발족, 서로의 신앙을 독려하고 친교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 환경 발달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카페 등으로 소통하고, 화상미사를 함께 봉헌하면서 이룬 결실이었다. 현재는 터키 이스탄불 종교간 대화·일치 한인영성센터 전담으로 활동 중인 고인현 신부(작은형제회)의 도움으로 매달 위성통신을 이용해 화상미사를 공동으로 봉헌하고, 화상모임과 월보 발행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고인현 신부는 “신앙에 필요한 모임과 피정, 강의 등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한국이나 그밖에 종교적 자유가 보장된 지역 신자들과는 달리, 이슬람 지역에 사는 이들은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근근이 신앙을 유지하는 이른바 ‘생계형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자의 많고 적음, 교회의 크고 작음, 유용성 등을 떠나 단 한 사람이라도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사목자들이 보다 넓은 사랑의 마음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협의회는 앞으로도 북아프리카 난민은 물론 소외된 이웃을 돕는 활동을 다채롭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협의회 홍보 담당 노정순(마리아)씨는 “중동 지역 한인 신자들은 오랜 기간 한국어로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을 듣고 싶은 바람이 실현되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며 “이른 시간 안에 한인 사목자가 중동지역에도 파견돼 공동체 복음화와 활성화에 힘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동 한인 가톨릭협의회 페이스북 및 인터넷 카페:facebook/akccem, cafe.naver.com/iskoca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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