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진암(천진암 성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계곡이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 절로 더위가 달아난다.
시원하고 좋은 자리를 찾아 경사면을 타고 위로 또 위로 오르다 보면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 천진암성지(전담 변기영 몬시뇰)가 나온다. 창립선조들도 이 시원한 계곡에서 교리를 공부하고 하느님을 찬양했을 터다.
천진암성지는 이벽이 학업과 수도에 전념하던 독서처가 있던 곳으로 젊은 선비들이 모여 천주교 교리연구 실천 강학회를 열고 신앙공동체를 이루는 등 학문으로 전래된 천주교를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린 한국천주교회 신앙운동의 국내 최초 본거지다.
이 천진암 옛터에는 창립선조인 이벽,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 정약종 5위의 창립선조들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
여름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천진암성지 입구 쪽 산길을 따라 앵자봉을 올라보는 것도 좋다. 고도 667m의 앵자봉은 ‘꾀꼬리가 알을 품은 산세’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은 창립선조들도 여러 차례 오르내리던 산이다. 서울, 양평 등에서 배를 타고 남한강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온 창립선조들은 이 앵자봉 자락을 넘어 천진암을 방문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천진암성지 아래로는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천진암성지에서 아랫길로 따라가면 천진암계곡이 펼쳐진다. 물놀이로 유명한 천진암계곡은 계곡을 따라서 각종 음식점과 찻집이 줄을 이어서 있다. 대부분의 식당이 계곡 물 위 평상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식사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 천진암 성지 입구
▲ 창립선조 순교터
▲ 천진암성지 내 창립선조 묘역 모습
■ 양평(양근성지)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물의 고장’으로 불리는 양평은 험준한 산과 아름다운 남한강 등의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곳이다. 바로 이 양평에도 창립선조들의 발걸음이 두루 닿아있다.
양평은 창립선조 중 2위인 권철신, 권일신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또 양평을 가로지르는 남한강은 창립선조들이 서울과 천진암을 오가던 길로 권철신, 권일신 형제는 이곳 양평의 나루터에서 배를 탔다.
천진암이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라면 양근성지(전담 권일수 신부)가 있는 양평 지역은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창립선조 중 권철신과 권일신 2위가 양평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며 이 지역에 교우촌이 형성돼 박해 때 많은 순교자가 나온 곳이다.
산을 좋아한다면 성지 인근의 용문산을 가보자. 고도 1157m의 용문산은 용문사에서 출발해 산 정상까지 약 7시간에 왕복할 수 있다. 또 용문산 남서쪽으로는 사나사계곡이 유명하고 동쪽으로는 중원계곡이 있어 중원폭포, 치마폭포 등이 절경을 자아낸다. 이 용문산 동쪽 자락의 용문사는 창립선조 권일신이 8일간 침묵피정을 했던 곳이다.
양평은 친환경 볼거리도 많은 곳이다.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생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는 어름치, 쉬리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희귀 민물고기 70여 종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또 1년 내내 아름다운 수련 꽃을 볼 수 있는 세미원도 있다. 세미원에는 50여 종의 수련들과 60여 종의 수생식물들이 있는 세계수련관과 환경학습장, 향백련 실험재배단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는 400년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와 황포 돛배가 자아내는 경치로 이름난 곳이다. 이미 여러 드라마와 TV프로그램에서 아름답게 연출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지다.
▲ 남한강 위에서 본 감호암.(권일신이 살던 곳)
▲ 양근성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