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 그리고 고객 감동’. 지난해 직장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생각의 중심에 있던 말이다. 실질적 고객과의 관계에서는 물론 가족 구성원, 국가와 국민,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까지 적용되는 단어이며, 인간의 모든 관계 설정은 고객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찾아가며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해 왔다.
막연하게 교회 내에서의 봉사 소명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지만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생각이 채 정리되기 전, 몇 년째 여러 핑계를 대고 피하던 꾸르실료 체험교육의 은총이 주어졌고, 작년 성탄 전야에는 부족함이 많은 내게 총회장 사명이 주어졌다,
그때부터 교회 내에서 나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의 ‘Needs(요구조건)’는 무엇일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고, 특히 교회가 요구하는 총회장의 역할과 조건이 무엇인지, 가까이 보필해야 할 본당 신부님께서 원하는 바가 무엇일지에 대해서 더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매사 그렇듯, 총회장의 역할에도 중심을 둬야 할 곳이 있고 행함에 있어 우선순위가 있어 이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많이 느끼게 됐고, ‘원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잘 구별해야함은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현명함을 통해 고객 만족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이를 위해 가장 선행돼야 하는 일은 소통이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고, 그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으며, 또 그 믿음을 바탕으로 소속된 교회 공동체에 단합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은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좋아야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내가 섬길 교회 내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기왕이면 감동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주어진 임기를 대가 없이 완수하고, 총회장 임무 완수 후에는 다른 역할로 교회를 위한 봉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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