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머니가 갈아주신 키위는 뉴질랜드산이다. 친구가 건네준 주스의 원재료인 포도는 칠레산이다. 우리 밥상에서 신토불이(身土不二)가 사라진지 오래인 지금, 식재료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것이 원산지이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면 마일리지가 쌓이듯, 식품도 먼 나라에서 들여올수록 마일리지가 많아진다. 이른바 ‘푸드 마일리지’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식품 수송량에 수송거리를 곱해 나타낸 것으로, ‘푸드 마일리지’가 높을수록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많아진다.
국립환경과학원 2010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톤당 수송거리가 1만1852km에 이르는 수입 키위의 ‘푸드 마일리지’는 3억2444만3116tonㆍkm(단위: 톤ㆍ킬로미터)이다.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59만8804kg이다. 반면에 국내산 참다래는 83만9393tonㆍkm의 ‘푸드 마일리지’를 나타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7만398kg이었다. 수입 키위와 국산 참다래 사이의 단위 중량 당 이동 거리 차이는 60.5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3배에 이른다. 포도의 경우도 수치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한국인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약 7085ton·km로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매우 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0년 한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4개국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1인당 식품 수입량, 푸드 마일리지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교 국가 중 1위이며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을수록 장거리 운송과 저장을 위해 방부제와 첨가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푸드 마일리지’에 따른 비용도 고스란히 소비자의 차지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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