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 따뜻하고 정감이 가는 재료예요.”
일상생활에서 절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천’이다. 우리는 늘 천을 입고, 신고, 메고 다닌다. 김영아(마르티나)씨는 모두에게 친숙한 천을 재료로 작업을 한다. 직접 염색도 하고, 바느질을 하면서 한 땀 한 땀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킨다.
하지만 재료가 친숙하다고 해서 작업이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진도가 눈에 띄게 확확 나가지도 않고, 엄청난 집중력과 인내력을 요한다. 게다가 세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김씨에게는 더욱 힘겨운 작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가 포기하지 않고 지금껏 작업을 이어오는 이유가 있다.
“천 작업 자체가 저에게는 하느님을 만나는 다리나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제 자신을 만나기도 하죠.”
김씨는 자신의 일이 소중하다고 여겨왔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성까지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고 했다. 엄마이자 아내, 작가로서 각 역할에 열정을 쏟아 내면서 작업의 순간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여정임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작품에 반영됐다.
“제 작품 중에는 하느님의 이야기가 많아요. 너무 하느님이라는 존재에 얽매어 있지는 않나 고민도 해보지만 주님께서 제 영혼과 함께 계시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김씨는 천과 실, 바늘을 이용해 신앙과 관련된 주제의 작품들을 완성해 오고 있다. 하느님뿐 아니라 묵주와 성모 마리아, 평화 등 표현할 수 있는 소재들도 많다. 요즘에는 ‘성체’를 이미지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모든 행위가 결국은 하느님과 소통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왜 저를 그림 그리게 하시나하고 생각해 봤어요. 그림을 통해 저를 이끌어 주시고 또 제 작품을 보고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도구로 뽑아 주신 게 아닐까해요. 저 스스로는 이런 마음이 화가로서의 열정이자 신자로서의 선교활동이라고 여기고, 사명감을 느끼며 작업해요.”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씨는 국내에 많은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2011년 평화화랑에서 연 개인전 이외에 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을 통해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 김씨는 미국 보스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문화협회(Korea Culture Association)’(가칭) 구성에 참여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타고 문화예술계의 한류도 만들어보고자 해요. 물론 신앙생활도 작품도 열정을 다해야겠죠. 제가 저를 이해하고 알아 가면 하느님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마음속에 주님께서 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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