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차두리’ ‘김용건-하정우’. 축구계와 연예계를 주름잡는 유명한 부자(父子) 콤비다. 교회 안에서도 얼마 전 ‘부자 콤비’가 탄생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마련한 제6회 우리성가 노랫말과 작곡 공모에서 각각 장려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버지 신중완(알베르토·54·의정부교구 중산본당)-사빈(마르티노·25) 부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2일 경기도 일산 고양아람누리에서 두 부자를 만났다.
지난해 초, 아버지 신중완씨가 우연히 떠오른 영감을 노랫말로 쓰면서 모든 일이 시작됐다. 그는 이 곡에 ‘주님 저희와 함께’라는 제목을 붙여 제6회 우리성가 노랫말 공모에 출품해 지난해 11월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번에는 아들 사빈씨 차례였다. 아버지의 권유로 가사에 곡을 붙여 작곡 공모에 작품을 냈고, 지난 18일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 사실 공모전을 목표로 준비한 일이 아니었기에 아버지 신씨는 얼떨떨할 뿐이었다. 게다가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 없는 현직 한의사인 아버지와 올초 대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 작곡가 아들에게는 더욱 큰 영광이었다.
신중완씨는 총 4절로 구성된 원작에서 출품 조건에 맞춰 한 절을 빼야했던 작사가로서의 아픔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뭉클한 부분을 빼야했기 때문에 아쉬움도 그만큼 컸다. 아버지의 아쉬움은 아들이 달랬다. 아들이 공들여 작업한 곡을 듣는 순간, 아버지는 무릎을 쳤다.
“아들한테 ‘딱 됐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어요. 제가 가사 쓸 때 느꼈던 감정이 찾아오더라고요. 꾸밈없고 화려하지 않지만 그 자체가 좋았어요.”(신중완)
서로 다른 분야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두 부자가 우리성가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자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주님 저희와 함께’도 가사와 멜로디가 꾸밈없고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다.
“작곡가로서 욕심을 버리고 많은 분들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아버지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이런 곡 많이 써보고 싶어요. 개편된 성가집에 우리 성가가 들어가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신사빈)
아버지 신씨는 노랫말 공모 입상 이후 60여 편의 가사를 만들었다. 인터뷰 당일에도 ‘성 요셉’을 주제로 한 편을 쓰고 나오는 길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제7회 노랫말 공모전에도 출품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사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도 제 가사 말고 다른 분들의 좋은 가사를 만난다면 곡으로 만들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우리성가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에요. 더불어 교회 안에서도 이런 공모전을 비롯해 작사가, 작곡가, 연주단들이 하느님께 받은 탈렌트를 펼칠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되길 바랍니다.”(신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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