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s gone’, 기성세대에게는 스틸 하트의 노래이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지드래곤의 노래이다.
“니가 떠난 사실이 믿기 싫어서 … oh, you gotta go … 그 새끼한테 전해 밤길 조심해라, 그래 옛 정을 봐서 더는 안 괴롭힐게 … 그냥 이 세상엔 없는 사람이라 칠게. 니가 좋다면 나도 좋아. 그놈한테 가도 좋아. 그러니 마지막으로 우리 딱 한 번만 얼굴 좀 보자. 자기야 미안해.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 둘만 있고 싶어서 그래. 이제 넌 아무데도 못가. 이상한 소문들이 들려. 한 남자가 누굴 찾으려 온 동네를 다 들쑤셨다고, 이상한 소문들이 들려. 한 여자가 엊그제 저녁 비명과 함께 사라졌다더군.”
‘변심하여 딴 남자에게로 간 애인을 죽임으로써 응징한다’는 내용인데, 이 자극적인 노래도 12세 관람가 콘서트(관객 1만 2000명)에서, 지드래곤이 여자를 뒤쫓아가 수차례 칼로 찌르는 영상과 함께 공연되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침대 퍼포먼스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여중생들이 또 열광하고 환호했다는 사실이다. 여성을 학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살인까지 하는데도 10대 여성 관객이 그것을 즐겼다는 것이다.
미디어 안의 폭력이 끊임없이 사회 안에 누적되어 쌓일 때,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자신의 서운하고 화난 감정을 폭력에 의존하여 해소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
남녀가 연애하다 헤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별 때문에 폭력을 휘두르거나 살인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 사회의 폭력적 연애 문화와 이런 문화상품이 서로를 강화시키는 죽음의 악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꼭 인식해야 한다.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에 순기능이 분명히 있지만 그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역기능을 무관심과 어둠의 영역에 방치해서는 안 되고, 빛의 세계로 끌어내고 그 실체를 확인하여 그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공론화해야만 한다.
공연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으시면 필자 블로그 방문을 권유 드린다.
〈블로그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http://blog.daum.net/prolifecor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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