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성가를 흥얼거리게 돼요.”
합창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는 실버합창단이 있어 화제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 졸업생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오라시오합창단(단장 안정인, 지휘 김희주, 이하 합창단)은 2009년 창단됐다. 창단 초기 1기 졸업생이 주축이 돼 15명으로 시작한 합창단은 2012년 현재 5·6기 재학생을 포함해 41명으로 성장했다. 늘어난 단원 수만큼 합창단으로서 실력도 인정받았다.
합창단은 지난 2011년 10월 14일 서울 종로성당에서 창단연주회를 열고 그동안 갈고닦았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당시 단원들은 18곡에 달하는 연주곡의 가사를 모두 암기해 무대에 섰을 정도로 온 정성을 쏟았다.
단장 안정인(데레사·71)씨는 “비록 음악적 완성도는 다소 떨어졌을지 몰라도 단원들 모두가 연주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주회 이후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연주회를 찾은 가족들을 포함한 300여 명의 관객은 합창단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손주들은 “우리 할머니 최고”, “우리 할아버지 멋쟁이”를 외치며 단원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창단 멤버인 강민자(아녜스·68)씨는 “창단 초기에 단원 수가 부족해 겪었던 어려움이 생각난다”며 “합창단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가며 성장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합창단에서 테너를 맡고 있는 양덕용(프란치스코·62)씨는 “합창이 생활의 활력소이자 일부가 됐다”며 “은퇴 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좋아하는 합창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요즘 합창단은 11월 2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릴 예정인 제2회 연주회 준비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노인사목 활성화와 노인주일 제정을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합창단은 즐겁게 노래하는 것을 제일 우선시하면서도 목표를 갖고 실력을 키워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
단원들은 지휘자 김희주(소화데레사)씨의 세심한 지도로 호흡, 발성 등 합창의 기초가 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지휘자 김희주씨는 “어르신들의 합창에 대한 열정만큼은 전문 합창단 못지 않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합창단은 단원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내실을 다지는 한편 사회 소외계층과 노인 관련 단체를 위한 연주봉사 기회를 더욱 늘려 선교활동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단장 안씨는 “활기찬 노후, 봉사하며 나누는 노후를 만들어가기 위해 오라시오 합창단이 앞장서 나갈 예정”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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