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연은 특정한 대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나는 어떠한 시각 요소를 통해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존재로서 끝없이 자유로운 자연이연(自然而然)의 자연을 그린다.” (작가노트 중)
흙을 만진지 20년 동안 도예가로서의 꿈이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이미나(세라피나)씨. 한때는 오브제를 통한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해왔고,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타일’ 작업을 통한 환경미술을 지향하고 있다.
“실내외 공간을 연출하는데 있어 타일은 환경 조성의 시각적 요소로 훌륭한 기능을 하는 동시에 조형적 형태로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요즘 추세예요. 여기에 변화가 이뤄진 형태와 결합시켜 아트타일과 파타일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이씨가 타일 작업을 시작한 것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였다. 굵은 선을 강조하는 대형 조형작품들이 많아 남성적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사람의 손이 닿는 대로 형태가 변하는 흙의 특징에 다시 한 번 주목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어느 순간 ‘우연의 작품’을 얻게 됐는데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있었어요. 가변적 속성을 가지고 있는 흙을, 질서를 갖춘 사물의 형태에 맞춰 같은 크기의 타일 조각으로 재배치해 보면 어떨까? 그리고 물리적인 힘이 가해졌을 때 기존의 형태에서 변화되는 과정을 조형적으로 표현해보자 했어요.”
그는 자신이 ‘우연의 작품’을 만나게 된 배경에 하느님의 보살핌이 있었다고 전했다. “두서없지만 가장 절실하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화살기도로 주님께 이야기를 많이 청했어요. 그래서인지 ‘우연의 작품’이 그저 우연하게 만들어 진 것 같지 않아요. 하느님께서 제 손을 통해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 아닐까 해요.”
200여 회의 그룹전과 4번의 개인전을 연 그는 현재 오브제 작품과 파타일(도기, 자기질 타일을 깨서 모자이크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식) 시공법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또한 대학 강의와 문화예술강사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도예가로서의 자부심이 남다른 그에게 꿈을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며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제 꿈입니다. 이것이 바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 주어진 도예가로서의 역할이라고 여기면서 작품으로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조심스런 발돋움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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