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호계동성당 지하에서 한결같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다. 세상을 떠난 교우들을 위해 바치는 기도 소리, 바로 위령기도 소리다.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호계동본당(주임 박경훈 신부)의 위령기도에 대한 정성은 지향을 챙기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매일 지향을 두는 연령은 선종한 지 50일 이내의 연령이나 기일이나 그날 미사에 봉헌된 연령이다. 선종한 교구 사제들의 기일도 잊지 않는다.
위령기도를 주관하는 본당 연령회는 본당에서 선종한 이나 기도를 신청한 연령의 기일을 양력과 음력으로 꼼꼼하게 기록해 매일 20여 명의 연령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연중 기도지향 목록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기도를 해온 지도 벌써 8년째다.
위령기도를 위해 모인 신자들의 기도는 위령기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매일 빠짐없이 기도하기에 기도가 필요한 본당의 다른 단체에서도 기도를 부탁한다. 최근에는 위령기도를 마치고 성소를 위한 기도도 함께 바치고 있다.
위령기도를 위해 모이는 신자 수는 약 30여 명. 성당 지하에 위치한 방이 위령기도를 바치는 사람들로 빼곡해진다. 많은 사람만큼이나 기도 소리도 우렁차다. 이 중에는 주변의 강요나 억지로 모인 이는 한 명도 없다. 모두 자발적으로 기쁘게 참여하는 사람들뿐이다. 매일 꾸준하게 참여하는 사람만도 20여 명이다.
이 기도모임은 자연스레 신자들 사이의 친교의 시간도 만들어 주고 있다. 기도를 마친 후에는 때때로 다과를 나누기도 하고 주 1회 영화를 상영하는 등 기도 후 시간을 친교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일 함께 기도한다는 것이 친교의 비결이다.
매일 위령기도에 함께하는 박희순(체칠리아·73)씨는 “불쌍하고 억울한 영혼을 기억하고 또 돌아가신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 좋다”면서 “매일 함께 기도하면서 친해지고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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