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지자 달리던 내내 시끌벅적했던 버스에 침묵이 흘렀다.
“이렇게 가까이서 바다를 보기는 처음입니다.” 행복한 표정으로 바다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한 50대 새터민의 첫마디였다.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신부)는 대구광역시의 지원으로 4일부터 이틀간 거제시 칠천도에서 ‘새터민과 함께하는 1박 2일 여름캠프’를 마련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대구지역에 새 터전을 마련하여 생활하고 있는 탈북동포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첫 휴가를 보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문화와 생활방식의 차이로 혼란을 겪고 있는 초기 정착민들부터 이미 8년째 살고 있는 이들까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봉사자들과의 멘토링을 통해 이웃이 되어주기 위해서다.
해변에 발을 담그고 돌아온 이들이 저녁 준비에 한창이다. 한쪽에서 음식 준비를 돕던 새터민 최씨는 “북한에는 ‘여름휴가’라는 말이 없다”면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좋은 풍경이 있으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식사 후에는 체험사례 발표, 나눔 시간이 펼쳐졌고, 이튿날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정한 교수의 건강교실과 관광이 이어졌다.
이기수 신부는 “새터민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시간들이 꼭 필요하다”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봉사자들과도 가족처럼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정식 출범한 대구대교구 민화위는 현재 새터민 단기 숙소인 ‘바오로 쉼터’와 새터민 자녀들을 위한 ‘파티마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또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내용으로 새터민들의 정착과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새터민과 함께하는 1박 2일 여름캠프’
발행일2012-08-12 [제2807호, 7면]
▲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8월 4~5일 거제시 칠천도에서 ‘새터민과 함께하는 1박 2일 여름캠프’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