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교구민 전체가 일치해 내외적 쇄신을 위한 여정에 힘을 기울였던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교구 설정 4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한 장을 써내려간 시기였지요.
그해, 우리는 ‘일어나 비추어라’(이사야 60, 1)를 주제로 교구 심포지엄을 열고, 신앙수기 공모와 역사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교구의 지난 모습을 되돌아보며 보다 발전하는 교구상을 찾아가는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 교구는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외형적으로는 서울대교구에 이어 한국교회 제2교구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지요.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좀 더 탄탄한 내실을 기하고 미래를 준비해야할 과제와 마주했었습니다.
당시 저는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으면서 우리에게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었지요. 교구의 기반을 견고히 하는 것과 동시에 교구 안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와 온 교회에 기여하는 성숙된 교구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소명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교구 특유의 화합과 추진력으로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하고 내실 있는 교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특히 성지가 많은 교구의 특성을 살려, 신앙선조들의 정신이 교구민들의 내면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함께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수적인 과제였습니다. 시노두스를 열었던 것도 새롭게 맞이할 교구의 미래를 쇄신과 발전으로 채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지요. 우리 교구의 시노두스는 단순히 신학적 이론 차원의 최종문헌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시행세칙을 담아, 보다 강한 실현의지를 북돋운 장이었습니다.
내외적 복음화를 실현하는 노력은 단기적으로 끝내는 일이 아닙니다. 나만의 혹은 너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명입니다. 다함께 의식화되고 변화할 때 우리의 믿음은 끊임없이 깊어지고 이웃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에 이렇게 다양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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