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880미터 고원지대에 자리한 산 위의 바다 미얀마 ‘인레(Inle)’ 호수. 고요와 겸손이 묻어나는 이곳에서 안티족과 소수민족들은 ‘물 위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으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전통과 순박한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곳에 최근 위기가 찾아 왔다. 태국과, 중국 등에서 밀려오는 독한 농약으로 인레 호수의 맑은 물이 오염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불임씨앗으로 토종 종자가 사라지고 있다. 비싼 씨앗과 농약을 구입하느라 빚더미에 허덕이는 농민들까지, 미얀마의 심장으로 불리는 인레 호수가 인간의 손에 의해 망가지고 있다.
14년 동안 ‘지구시대의 유랑자’로 세계의 분쟁 현장과 빈곤지역을 찾아다니며 평화나눔을 실천해온 박노해(가스팔) 시인은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인레 호수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전통방식으로 깨끗한 밥을 길어올리는 인레 어부들과 물 위에 떠 있는 농장 ‘쭌묘’에서 토종씨앗을 지켜가는 농부들, 마을장터에서 만난 풍성한 삶 등이 눈앞에 잔잔히 펼쳐지는 모든 사진을 서울 부암동 라카페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얀마 전역에서 기록한 1만여 컷 사진 중 인레 지역 사진 22점만 소개한다. 각 작품에는 감성이 충만한 박 시인의 시까지 어우러져 현장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박 시인은 또한 나눔문화와 함께 ‘버마 인레 호수 살리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산지역에서 토종종자를 구해와 심고, 농약을 일절 쓰지 않는 자연농법을 하기로 결의한 일곱 가정을 대상으로 시작한 ‘나눔 친구농장’은 현재 열다섯 가정으로 늘어나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문의 02-379-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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