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하반신 마비, 동생은 당뇨와 녹내장으로 앞을 보기가 힘들다. 곁에서 돌봐주는 이가 없어 계속해서 생겨나는 엉덩이와 등의 욕창은 김장식(대건안드레아·49·수원교구 봉담성체성혈본당)씨에게 이제 일상이 돼버렸다.
1982년 여름, 신문지국 총무로 일하며 부모와 7남매의 기둥이 되고자 열심히도 일했던 김씨. 지인의 부탁으로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화서시장에 나간 것이 화근이었다. 큰 교통사고로 그는 정신을 잃었고 인근 성빈센트병원에 실려 갔지만 하반신 마비를 감수해야만 했다. 당시 그의 합의금 700만 원으로 아버지는 시골의 작은 초가집을 샀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고 후유증으로 그는 수술만 14번을 받았다. 화성시 정남지역 성가원에 다니며 묵주를 만들기도 했고 전자회사로 옮겨 생산과장을 맡아 적은 월급을 받으며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신경이 없는 하반신에 계속해서 욕창이 생겨났고, 의료사고까지 겹치며 그의 상태는 악화돼 돈을 벌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의료사고로 온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돈을 걷어 겨우 수술을 했어요. 병원에서는 두달 남짓 살 수 있다고 했어요. 아버지는 ‘어차피 죽을 거 나중에 앞마당에 묻자’고도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갑자기 닥쳐온 악재들과 부모에 대한 서운함으로 절망만이 가득했던 젊은 날, 그는 정남본당에서 열린 성령세미나에 참가하며 마음을 달랬다. 옆집 아저씨의 경운기를 타고 비포장도로 2km를 달려야했지만 그곳에서 그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그는 월세보증금 1500만 원을 거의 수술비로 쓰고 동생까지 돌봐야 할 처지다. 두 형제 모두 당뇨와 저혈당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 현재 한 수녀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동생의 수술을 기다리고 있지만 경제력이 없어 김씨의 빚만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아파트 복도에 서서 ‘사람들이 이래서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쌀이 떨어져서 휠체어를 타고 읍사무소 복지과에 가서 서류봉투에 쌀 한 바가지를 받아오기도 했어요. 동생이 당뇨도 있는데다가 못 먹어서 저혈당으로 쓰러지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부모와 형제들이 밉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워한다고 되는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김씨는 본인과 동생이 건강을 되찾으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가스비를 제대로 내지 못해 내일이면 가스가 끊긴다는 고지서를 받은 채로 말이다.
“너무 인생이 힘들다보니 생활이 어느 정도 꾸려지면 이젠 남에게 베풀며 사는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요즘은 암환자들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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