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년과 한국교회
1995년은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된지 50주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해방직후에 전개된 남북분단과 동족상잔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동안 한국사회는 급격한 변동과 발전을 이룩했다. 바로 이와 같은 시점에서 한국의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그들 나름대로 광복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을 기획하여 구체적으로 이를 추진해 가고 있다. 예를 들면 역사학계를 비롯한 사회과학계에서는 해방 50주년을 계기로 하여 한국 현대의 사회와 역사에 대한 반성적 검토를 시도하며 새로운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해방이후 50년에 이르는 이 기간동안 한국의 교회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이 시기에 진행된 한국 가톨릭교회의 성장은 세계교회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해방이후의 성장과정에서 일부의 문제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오늘의 교회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거룩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오늘의 한국교회에서는 민족의 복음화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 과제의 수행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은 현대의 우리 교회의 실상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을 기반으로 해야 성취될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광복 5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서서 지난 반세기 동안 교회가 걸어온 발자취를 확인하고자 한다. 광복 50주년은 교회의 외적 성장뿐만 아니라 내적 성숙을 위해 노력해야할 새로운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한국 가톨릭 교회가 최근 50여년간에 걸쳐 성취한 주요 성과들을 우선 점검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하여 현대 한국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확인하거나 모색해 보려 한다. 우리는 이 작업을 통해서 21세기의 개막을 눈앞에 둔 한국교회의 앞날에 무한한 발전을 기도하며, 이를 위해 우리의 힘을 모아보려 한다.
검토의 방향
우리의 이 작업은 우리교회의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해방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의 주요 분야에 관한 주제들을 검토의 대상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한국 현대가톨릭 교회의 외적성장과 내적성숙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과거와 현재의 분석에만 머물지는 아니한다. 그러기에 당연히 우리는 이번에 다루게될 모든 주제에서 현대 한국 교회의 발전 방향을 전망하고 모색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교회의 미래를 믿고, 그 미래의 발전을 위해 일익을 담당해 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수록될 글들은 당연히 각 분야에 걸쳐서 교회가 성취한 성공 사례 뿐만 아니라 그 좌절이나 문제점까지도 검토하는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천명(天命)을 알 수 있는 50년의 연륜을 축적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과거와 현재의 우리를 허심탄회하게 드러낼수 있는 여유를 가지에 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연륜을 확인하면서 가감 없는 자신의 참모습을 우선 드러내 보고자 한다. 이 참모습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의 미래를 건실하게 전망하고자 한다.
이 주제에 관한 전문 연구자들의 기고문은 매주마다 광복 50주년 기념특집으로 수록된다. 그런데 우리교회의 미래가 소중한 만큼 우리는 이들 주제를 검토하는 데에 시간적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다. 올 일년간의 연재로 부족하다면 내년까지라도 이 주제들이 계속 다루어 질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에서 검토해보고자 하는 주제들은 대체적으로 교회의 특정분야에 관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도로 한국 현대 교회사의 전개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매 특정분야의 구조적 인식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다루게 될 주제
이 기획은 광복 50주년이 갖는 민족사적 의미를 우선 밝히고 점검하기 위한 시도부터 출발한다. 그리하여 민족의 분단과 통일이 교회와 맺고 있는 관계를 전망하면서, 민족의 화해와 재일치에 교회가 기여할수 있는 방안까지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에 이어서 오늘의 교회가 드러내고 있는 객관적 상황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현대 한국교회의 성장 상황과 그 요인에 관한 분석이 시도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성장과정에서 추출되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실체를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 기획은 교회의 내적성숙과 외적성장에 관한 주요 문제들을 점검하기로 했다. 교회의 내적성숙은 교회학문의 발전을 통해서 점검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성취해온 신학적 성과는 교회의 외적성장에 있어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교회가 신학분야에 있어서 해방이후 50년간 성취해 온 업적을 우선적으로 점검하고자 한다. 우리는 신학을 비롯한 교회의 학문이 이땅에서 성취한바를 밝히고 그 나아갈 방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신학적 업적에 관한 성찰에 이어서 우리는 한국교회의 사회운동에 관해서 검토해 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노동운동, 농민운동, 인권운동, 도시빈민운동, 환경운동의 전개과정을 살펴보겠다. 그리고 여성운동, 학생운동의 분야에서 한국교회가 드러내었던 특성들을 추출해 보고자 한다. 한편 우리는 한국교회에서 전개한 사회개발과 사회복지 사업의 특성에 대해서도 논해보고자 한다. 여기에는 교회에서 전개한 의료선교나 협동조합운동, 그리고 지역개발을 위한 노력등이 우선 포함된다. 그리고 아동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여성복지등의 분야에서 교회 공동체가 체험한 성공과 좌절을 이야기 하며, 보람찬 미래를 더불어 기약하고자 한다.
미래를 위한 노력
우리는 이 땅에서 진행되어 왔던 가톨릭 교육의 현주소를 확인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선교운동과 신심운동의 전개 상을 우리는 검토해 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평신도운동, 북방선교운동, 해외선교운동, 성서운동 및 이주민사목, 군인사목에 관한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성령운동과 순교자 현양운동을 비롯한 여러 신심운동의 현황과 미래의 방향을 논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신앙생활에서 드러나는 특성들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는 현대의 교회가 신문 잡지 출판 그리고 방송 및 영상매체 분야에서 성취한 업적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의 가톨릭 예술에서 추출되는 특성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원래 예술이란 인간이 발휘하는 지적 능력의 총화를 뜻한다. 그리고 예술은 민족적 형태를 통해서 민족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그들을 일종의 구원의 길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국 가톨릭 예술의 현주소를 밝히고 그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여 가톨릭 문화가 민족문화의 한 요소로 승화되어 가는 과정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현대 한국교회에서 성취한 시와 소설 그리고 회화와 조각 및 건축문화 등을 검토하고, 음악의 발전에 관해서 살펴보려한다.
우리의 바람
이상의 주제들에 대한 검토를 기반으로 하여 우리는 한국 교회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전개해왔던 구체적 노력들을 새롭게 점검하고, 우리 교회가 걸어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회의 교계제도및 여러 기구나 조직의 특성을 살펴보게 된다. 그리고 이땅에서 전개된 수도생활의 특성과 방향까지도 전망해 보려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이 기획의 대단원을 위해서 한국교회의 성장 추세와 그 전망에 대한 검토를 시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21세기를 전망하면서 로마교황청에서 각 지역 교회에 촉구하고 있는 지역 시노두스의 개최에 관한 문제까지도 가능하다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번의 기획을 통해서 우선 오늘날 교회가 처해있는 상황을 올바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날과 오늘의 교회에 대한 반성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여 교회의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의 기획은 한국가톨릭 문화의 발전, 그리고 민족문화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 기획은 가톨릭 문화가 민족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은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작업은 신문에 연재되는 기고문으로만 그치지는 아니할 것이다. 우리는 이 작업들이 본격적인 학술 연구로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작업을 진행시키면서 주요 문제들을 토론하기 위해 좌담회나 심포지엄을 개최해 나갈 것이다. 이 작업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최석우 신부)와 한국가톨릭문화사연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 작업의 순탄한 진행과 성공적 완료를 위한 도움말과 지원과 격려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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