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종말
예수의 종말론적 계시는 예루살렘 멸망과 세상종말 이렇게 두 장면으로 나누는데 시기적으로는 당면한 현재와 요원한 장래에 일어날 두 사건이다. 이것을 한데 논하는 것은 하느님의 구세사의 한 획(劃)이 끝나고 역사의 새 장면이 전개되어 새 세상이 끝나는 둘째번 획을 마감하는 양상이 비슷하게 전개된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구약시대의 한 획은 끝난다. 이제부터 이방인들의 시대가 올 것이며 예루살렘은 그들의 발아래 짓밟힐 것이다(루가 21,24).
새로운 시대가 끝날 때에도 첫번째 시대가 끝날 때와 비슷한 일어 일어날 것인데 그 때에는 더 심하게 일어날 것이다.
그때에는 무서운 재난이 일어 날 것인데 그 재난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마태오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이 생겨난 후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만큼 큰 재난이며 마르꼬에 따르면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때부터 지금까지 없었고 또 앞으로 다시 없을 만큼 견디기 어려운 재난이다. 그 재난은 너무나 견디기가 힘들어서 사람은 아무도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하느님께서는 그 기간을 줄여 주시는 배려를 베푸신다. 그것은 주께서 뽑으신 백성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이 종말론적인 말씀은 하느님의 영원한 구세사의 줄기를 정확히 따르는 과정을 밟고 있다. 구약시대의 다니엘과 요엘 두 예언자도 이미 오늘의 예수의 말씀을 예언하면서 종말론을 예고하였는데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힘이 없어서 타민족 폭정에 시달리다가 하느님 백성의 새 시대가 올것이라는 예언을 했고 이에 앞서 일찌기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어려울 때가 올것이라고 예언했다. (다니 12,1: 요엘2,2)
예수의 경우에는 구약 시대의 하느님의 선민 이스라엘의 시대가 가고 모든 민족에게 구원이 전해 질 교회의 시대가 올 것과 이 교회의 시대의 마지막 단계에는 지상의 인간 시대에서 천상의 하느님의 시대로 옮겨지는 구세사의 과정을 예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은 악의 세력에서 선의 세력으로 바뀌는 승리적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날들을 성서용어로「큰 날들」이라고 부르는데 전무후무한 큰 재앙과 영원한 구원을 받을 큰 기쁨이 교차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큰 재앙은 첫째 정신적인 재앙으로 가짜 그리스도 또는 그리스도의 적들이 여기저기에 나타나 온갖 재주를 부리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패망시키는 힘을 떨칠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연의 신비를 벗겼다고 떠들 것이며 행복의 비밀을 발견했고 미래를 주무를 수 있다고 자부하며 하느님 행세를 할 것이다. 그때에 제자들은 이에 속지 말고 여기저기 뛰어 다니지 말라고 충고 하신다. 제자들은 눈을 똑바로 뜨고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따르면 된다.
이 어려운 때에 주님은 또 다시「사람의 아들」모습으로 와서 선택된 자들을 보호할 것이니 걱정할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의 아들은 번개가 사방에 번쩍하듯 시체있는 곳에독수리가 모여들듯 고통이 있을 때 갑자기 오실 것이다.
세상종말의 둘째 징표는 하늘에 나타나고 땅에 나타날 것이라고 하셨다. 「해가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을 것이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이와 같은 영상의 예언은 이사 야가 바빌론과 에돔의 멸망 예언때 한 말이고(이사13,10:34,4) 에제키엘이 에집트가 받을 천벌을 예언하면서 사용하였다(어제 32, 7).
지금 예수께서는 온 세상의 종말시에 일어날 재난을 예언하신다. 지상에서는 바닷물이 넘쳐 흘러 사납게 날뛸것인데 이때에 모든 사람들은 혼비백산하게 될 것이나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기운을 가다듬어 머리를 들어야 한다. 구원의 손길을 내려 주실 구세주가 사람의 아들모습으로 하늘에서 내려 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이번에는 구름을 타고 능력을 떨치며 영광스럽게 오실것이다. 그 날은 천사들의 나팔소리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흩어져 있는 뽑힌 사람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을 것이다. 이 날은 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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