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5년 유엔에 의해 선포된「여성의 해」는 세계적으로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올해는 제4차 세계여성회의가 9월초 중국북경에서 열리는 등 여성의 지위향상과 권익산장에 국제적 관심이 모아지는 해이다. 이에 각계 각층에서 전문가로서 위치를 확고히 굳히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상과 여성의 해 선포 20년을 맞는 소감과 포부를 들오본다.
『평생을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삶에 있어 다른 필수적인 것들도 많지만 무언가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늘 갖고 있는것이 생활에 활력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여성의 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있어 지향해야 할 바를 이렇게 지적하는 숙명여대 화학과 김명자 교수(헬레나ㆍ혜화동본당ㆍ51).
24년간 화학분야 연구를 바탕으로 과학기술 풍토조성 언론창달 및 지원시책 등에 관한 자문역할을 해온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교수는 숙명여대 화학과 교수라는 직위 이외에도 과학기술 장기계획위원회 위원 KBS객원해설위원 등 20여 개가 넘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김교수는 번역서를 포함 20여 권의 책을 낼 정도로 저술실적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사회와 과학」을 비롯 「동서양의 과학전통과 환경운동」을 썼으며 지난 93년에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통해 「과학과 신앙」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저서중「동서양의...」는 문화부추천도서로 등록돼 있고 또한 「여성과 사회참여」「여성학」「여성과 일」등 여성관련 책들도 저술한바 있어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여성이니까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분야와 여성학」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여성관련서적 저술동기를 이렇게 설명하는 김교수는 여성과 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있게 마련이라는점에서 남성과 같이 여자에게 있어 일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힌다.
「과학문화창달」「여성과학인력」등 90년대 들어 약 2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김교수는 논문도 약50여 편을 집필했고 1백여 회의 국제회의 심포지엄 강연 및 워크숍에도 참석하는 활동을 보이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그는 가톨릭신문을 비롯 각종 일간 주간지등에 칼럼도 썼다. 일간지에 글을 쓴것은 약1백여 회에 달하고 이중 과학칼럼이 약1백10건에 이른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23세때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 유학 4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던 김교수는 그간 연구활동을 하는데 있어 어려웠던 점을 「사소한 것 같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가사일을 병행해야 했던 것」이라고 밝히면서『그렇지만 직장일과 집안일은 결코 연결시키지 않았고 스스로 그러한 태도는 금기시했었다.』고 말해 투철한 직업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려대화학과 최동식 교수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는 김교수는 그간 자녀들을 교육시키는데 있어 나름대로의 지침이라면「평범하게 키우자」하는것이었다고 말한다.
1992년 엑스포 바티칸과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던 김교수는「과학과 신앙」의 조화에 대해 『과학기술의 몫이 커지고 광범위해지면서 사고도 기술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현실에서 과학아닌 다른 차원에서 인간다움을 일깨워주는 것은 종교가 부둥켜 안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그중요성을 제시했다.
『진부한 얘기인것 같지만 일하는 능력과 함께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지라』고 전문직에 도전하려는 후배여성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김교수는 요즘 젊은 여성들의 이기적이고 자신의 권리만을 내세우는 면이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84년 제1회 한국 과학저술인협회 저술상등을 수상한바 있는 그는95년 새해 포부는『특별한 것보다 주어진 일에 충실한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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