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본당 설립 53주년 기념미사와 체육행사를 가졌다. 가기환(이냐시오) 본당신부님 영명축일과 함께한 행사라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됐다. 행사를 추진했던 신자들이 그렇듯, 우리도 분주히 준비했으며 나름대로 그럴듯한 시간이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들었다.
본당 설립 50주년 행사를 가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흐르다니. 참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헤아리며 나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본다. 주님을 믿으며 주님의 자녀라고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봉사자의 길로 접어든 나. 맡겨진 일을 감내하며 주님 십자가의 부활과 구원사업에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나 반성해본다.
주님께서 십자가상에서 왜 그리 큰 고통을 당하셔야 했는지, 왜 하느님은 자신의 아들을 희생시키셔야만 했는지, 나 또한 많은 사람들처럼 이해가 안 되고 부당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하는 단순한 생각도 했다.
오늘날 세상에는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있다.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주님 안에서 ‘한 형제들끼리의 반목’이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는 세상의 진리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수많은 사건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기란 무척이나 힘들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 죄에 대한 대가로 십자가 형벌을 받으셨다.
“오로지 우리 죄를 대신 지시고 우리를 구원해 주시고자하는 목적으로 이 땅에 오셨던 주님. 무한한 주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님이 보여주신 구원의 의미가 죄에 대한 용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공감한다. 하느님의 계획은 우리가 당신과 일치를 이루고 주위 사람들과도 화목하게하려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배우고 깨닫는다.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주님의 영이 내안에 거하신다면 무엇이든 못하랴. 또한 내 생활터전에서 하느님께서 이루려는 사업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 되는 자녀가 되길 원하고 노력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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