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야말로 일상에서 복음의 삶을 살 수 있는 직업이다. 그 가운데서도 노인복지시설 ‘아녜스의 집’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김준화(크리스티나·45·수원대리구 일월본당)씨는 “이곳이 자신의 마지막 직장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2000년 일월본당이 율전동본당에서 분리되면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던 김씨도 일월본당으로 옮겨갔다. 다음해, 사회복지분야를 공부했던 홍명호 신부가 당시 일월본당 주임으로 오게 되면서 김씨 또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에 관심을 두게 됐다.
“본당 신부님이 사회복지에 뜻을 두셨다는 것을 알고 인근 장애인들이 많이 본당에 찾아왔어요. 그것을 보고 지역사회 안에서 본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장안대 교구청반에 등록해서 사회복지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사회복지는 김씨에게 나눔을 체계적으로 이뤄가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배운,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를 천사의 모후 수녀회가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 아녜스의 집(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575-1)으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어르신들과 울고 웃으며 그는 많이도 자랐다. 인생의 시작보다도 끝자락의 삶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어르신들에게 직접 배웠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워요. 개인적인 고민이 있어서 할머니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그분들의 대답 안에서 실마리를 풀 수 있거든요. 제 노후가 저런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에 그분들의 삶을 관찰하기도 하고요.”
김씨와 어르신들은 매일 얼굴을 보며 일상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나눈다. 사회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곱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도 김씨와 시설 관계자들이 어르신들의 삶을 그대로 나누고 호흡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에게 허물없이 다가가 일상을 묻고 자신의 일상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김씨, 그에게 어르신들은 절실한 기도로 화답한다.
“저한테 재수생과 수험생 자녀가 있어요. 할머니들이 어제도 ‘기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를 위해서 9일 기도도 시작하셨다면서요. 이렇게 순수하고 예쁘신 할머니들이 기도군대로 있으니 저 너무 든든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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