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교회 일치운동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던 초기 일치운동에서 도출했던 신학적 합의 사항을 오늘날 시대적 상황에서 재해석하고 적용시키는 실천운동이 일어나냐 한다고 봅니다』
1969년 11월 20일 한국 천주교 일치위원회와 대한 성공회간에 천주경과 기도문의 공동사용, 신학교수 교환, 성당의 공동사용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 1977년 1월에 양교회간의「신학적합의문서」(ARCIC)를 서명하는데 산파역을 맡았던 성공회대학총장 이재정 신부는 「이미 어느 정도 신학적 합의가 마련된 만큼 지역교회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마련이 오늘날 에큐메니칼 운동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총장신부는 현재 한국에서 그리스도교 교회일치운동이 침체하고 있는 이유로 『사회가 급속히 다원화되는 반면 가톨릭, 개신교 양 교회가 「교회일치」을 위한 신학적, 사목적 차원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신부는 『가톨릭과 개신교회가 성서의 공동변역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에 60~70년대 교회일치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공동번역본 발간이후 다음 단계의 교회일치 프로그램이 없었기에 더이상 가속화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사회가 점차 다원화 되고 전문화돼 감에 따라 교회의 보수주의가 심화되고 있어 앞으로 교회일치운동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이재정 신부는 『교회가 보수화 될 수록 양교회간의 평신도들의 교류가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이재정 신부는 『교회가 교조주의로 기울때 자기 교회의 교리를 더욱 철저히 주장하게되며 사회참여와 역사에 대한 책임보다 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면서 『교회의 교조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궁극적인 힘은 평신도들의 참여에 있다』고 강조했다.
『70~80년대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사회정의구현」이라는 하나의 구심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것마저도 희석된 위기의 시대』라고 평가한 이재정 신부는 『조국의 통일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각 교회가 오너쉽(Owner-ship)에서 탈피, 통일에 대비한 교회간의 사목적, 신학적 일치운동이 점화돼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공회대학 총장신부로 재직중인 이재정(요한) 신부는 72년에 서품, 현재 전국신학대학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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