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된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수도회」는 더이상 가톨릭 교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미 개신교안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봉헌하며 살아가는 수도자들이 있다. 전남 무안군 심향면 왕산리의 언덕 기슭에 위치한 「한국 디아코니아 자매회」(대표=노영순 목사)도 이들중의 하나.
가톨릭 수녀회처럼 독신을 지키며 제복을 입고 기도와 노동과 학습을 주된 생활로 하는 이 수도회는 특별히 가난과 억압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편에 서서 돕는 일을 그들의 사명으로 생각하며 난치성 환자와 만성 결핵환자들을 위한 쉼터와 가난한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보건상담소 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헬라어로 「섬김」「봉사」의 뜻인 「디아코니아」를 이름으로 가진 개신교 자매 공동체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여년전 서울에서 감리교 목사였던 서울에서 감리교 목사였던 노영순, 최근숙, 한은숙씨 등의 여성들이 각자 나름대로 함께 사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생각을 가지면서였다.
80년 3년간의 연구와 토론 공동생활의 실험과정을 거쳐 결핵환자들이 사용했던 병동을 수리해 수련소를 꾸미고 8명이 조촐하나마 엄숙한 예식을 거침으로써 비롯된 「디아코니아 자매회」는 외향적인 영성을 구축하는데 앞장서 왔지만 수도생활과 침묵등을 통해 내향적 영성이 부족했던 개신교안에서 균형잡힌 영성을 추구할 수 있는 하나의 기초를 닦는 계기가 되었다.
노영순 목사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족 관념과 산업사회 사이에서 오는 모순속에서 여성들의 위치가 보장되지 못하고 나아갈 길이 극히 제한받고 있으며 교회 또한 똑같은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통감했다』면서 『여성들도 한 공동체를 이뤄 자기들의 힘으로 새 삶을 창조하며 힘을 합치면 주님께서 귀하게 쓰실 것임을 실증하자는 신조로 여성 수도 공동체를 이루게 됐다』고 전한다.
전남 무안군에 본원을, 목포 시내 달성동의 「지역사회 보건 상담소」와 만성환자들을 돌보는 봉수산 기슭의 「한 삶의 집」에 각각 분원을 둔 이 수도회는 종신회원 9명, 수련회원 1명, 예비회원 2명으로 모두 가난하고 병든 이들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6개월~1년동안 지원훈련기간을 거친 후 헌신예배를 봉헌, 수련생활을 시작하며 3년이 지난후 유기서원, 2년후 종신허원을 해야하는 수련기간은 물론 아침 6시에 일어나 교회에서 기도회로 하루를 시작하는 수도자들이 9시부터 오전일과, 12시부터 30분간 정오기도회, 2시부터 오후일과, 8시에 저녁기도를 마지막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것은 가톨릭 교회와 비슷하다. 노영순 목사는 『가톨릭 교회에서 수도자들을 「수녀」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우리들은 서로를 「언님」이라고 부르며 「언」은 바로 어질 인(仁)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설명하면서 『피정의 집인 수양관을 통해 목포 예수의 작은 자매회 수도자 및 가톨릭신자들과도 교류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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