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무엇보다 일에 대한 부분 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 여성작곡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후진양성과 함께 작곡계의 중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추계예술대 작곡과 김혜자 교수 (헬레나ㆍ52ㆍ서울 오금동본당).
한국 타악기계의 거장인 남편 박동욱(요한ㆍ61)씨, 타악기와 바이올린을 공부하고 있는 두딸과 음악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는 김교수는 일하는 여성의 자질중 「책임감」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내세우면서 『누구의 부인 엄마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자신의 일을 등한히 하지 말것』을 젊은 후배 여성들에게 당부한다.
「관객을 전례나 의식적인 영감으로 몰고가는 작곡가」「탄탄한 구조의 곡을 발표하는 작곡가」라는 평을 얻고있는 그는 곡을 쓰거나 출강을 위해 집을 나서면 집안일을 철저하게 잊어버리는 것이 자신의 특기라고 말할만큼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확고함을 가지고 있다.
성악가였던 부친 김순용 (안드레아) 씨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음악과 친숙했던 김교수는 「창작」의 매력때문에 작곡을 전공으로 택했다. 서울음대 작곡과를 졸업한후에는 일본 히로시마의 엘리사벳음악학교에 편입 그레그리안 성가와 전례학을 연구했으며 특별히 르네상스시대의 대위법을 공부하기도 했다. 엘리사벳음악학교를 졸업하면서 동시에 교황청 음악학교로부터 성음악학사학위를 받은 김교수는 이런 경력으로 귀국후 교리신학원 종교음악연구소, 명동성당 성음악연구소 등에서 종교음악사와 그레고리안성가를 지도한바 있다.
외할머니때부터 시작된 신앙생활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작품활동에 있어서도 「종국에는 신앙을 긍정하고 신앙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김교수는 자신이 그의 역작이라고 밝히고 있는 혼성실내합창과 현악앙상블을 위한 「미사」 곡 (77년 초연) 처럼 그레고리안 성가에 연류되어 있고 전례정신에 입각한 작품들을 여럿 발표했다.
김교수는 작곡가로서 자신이 안고있는 숙제를 교회력에 따른 대미사 고유문을 음악화하는 작업이라고 꼽으면서도 신앙이 밑바탕된 종교음악을 쓰고자 하는데 쉬운일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가정생활과 함께 작품활동을 병행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점을 묻자 자신은 다행스럽게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래도 양적인 면에서의 창작활동은 아무래도 부족했었던것 같다며 부부가 함께 음악분야에서 활동하다보니 서로의 전공과 활동에 대해서 서로 존중해 주고 높이 평가해 줄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결혼이라는 것이 미혼일때 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는 걸림돌일 수 있지만 경험에 비추어볼때 창작활동의 폭을 넓혀주고 질적으로는 많은 변화를 갖게 해줄 수 있었다』고 김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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