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었습니다. 그는 싸움도 잘해서 이스라엘을 통일 국가로 만들었을뿐만 아니라 인격이 출중해서 만백성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다윗도 인간인지라 죄를 지어 잘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께 진실되게 뉘우치고 반성했기 때문에 더 위대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특히 남의 잘못에 대해 너그러웠습니다. 자기의 상전이었던 사울에 대해서는 그 충성과 존경이 가히 초인적이었습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으나 왕이 된 후 교만해져서 하느님의 사랑에서 밀려나게 됐으며 자신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부하 다윗에 대하여 항상 시기와 질투를 가졌습니다. 사울은 자기 생전에 다윗을 죽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는 사울에 대해서 조금도 적개심을 품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기름을 부어 사울을 충성하셨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끝까지 그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었습니다. 죽이자면 얼마든지 죽일 수도 있었으나 다윗은 그런 식으로 자기의 상전을 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그러한 인격이 다윗의 남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번은 사울이 군사 3천명을 이끌고 다윗을 잡으러 나갔다가 그만 다윗이 숨어있는줄도 모르고 어떤 굴속에 들어가 용변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다윗의 일행이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천재일우의 좋은 기회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를 해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울에게 그랬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처럼 잡아 죽이시려 합니까? 저는 임금님을 죽일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하고.
이에 사울이 울면서 잘못했다고 했습니다. 너 다윗이야말로 이스라엘의 임금이 될 사람이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병적으로 변덕이 심했습니다. 악령에 사로잡혀서 자기를 다스리지 못하고 다시 군사 수천을 이끌고 다윗을 잡아 죽이려 출동했다가 오늘 그 망신을 당한 것입니다 (1사무26, 2~23참조). 그러나 다윗은 사울을 다시 또 죽일 수 있었으나 끝까지 사울을 지켜주며 절대로 복수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와같은 다윗의 마음이 하느님의 사랑이며 오늘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자기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믿지 않는 이들이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답지 않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자기에게 상처를 주고 손해를 끼친 자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는 사실 안 좋은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신앙이나 상식을 저버린 사람들도 있으며 필요없는 이간질이나 욕설과 비난으로 공동체의 분위기를 해치는 자들도 있습니다. 심하게 얘기해서 우리 공동체에 없었으면 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들을 사랑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그들은 어디선가 먼저 상처받은 사람들이기때문에 우리가 애정으로 받아줘야 합니다.
어떤 형제가 회사에서 자기 상급자에게 되지도 않는 이유때문에 욕을 먹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루종일 상한 마음으로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분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얘기를 아내에게 했더니 아내가 말하기를, 그 상급자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은 것이 분명하니 바로 그분을 위해 기도해 주자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형제는 맘에도 없는 기도를 부인과 함께 바쳤습니다.
그런데 바로 얼마 후였습니다. 자기에게 모욕을 준 상급자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낮에 있었던 일을 깊이 사과하면서 자기가 가정불화로 이혼 직전까지 이르렀으나 지금은 잘 해결이 됐다고 하면서 자신의 비인격적인 행동에 대해 용서를 청하더랍니다. 여기서 그 형제는 아내의 현명함과 신앙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우리 주위에도 사고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개인적으로 또는 가정적으로 문제가 복잡한 사람들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돈을 떼어먹고, 나를 적대시 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들은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기도해줘야 하며 그런 사람에게 잘 대해줘야 합니다. 오늘은 2독서 (1고린15,45~49) 에 보면 우리 모두에게는 하느님의 형상이 담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 이유때문에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이란 말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바로 사랑이시며 사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 말씀에는 또 되받을 생각을 말고 좋은 일을 해주라고 하셨습니다. 남에게 주면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우리에게 안겨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조건없이 못난 이들을 사람하도록 합시다. 소위 원수를 사랑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나 한사람이 세상을 덮을 수 있고 하느님의 넓은 마음을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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