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중 자신의 이름이나 숫자를 전혀 쓰지 못하는 완전 문맹자는 얼마나 될까. 요즘들어 문해(文解)에 대한 기준이 달라지면서 이름 석자 쓸줄 아는 정도가 아니라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으로까지 문해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글못읽는 사람이 거의 없고 교육 수준이 매우 높은 나라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생활까막눈」은 의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문맹을 퇴치합시다」라는 제하의 사순절 담화문을 통해『문맹이 있는 곳에 가난과 질병 유아사망 굴욕 착취 온갖 고통들이 어느곳보다 심각하다』고 밝히면서 문자교육의 확대는 교회로 볼 때 사람들이 복음을 읽고 하느님 말씀에 귀기울이게 돼 복음화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재 국내 문맹자들의 실태와 교육기관 개선점 등을 알아본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13세이상 국민 중 자신의 이름이나 숫자를 전혀 쓰지 못하는 사람은 전체의 6%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전화를 걸줄 모르고 광고문이나 버스 시간표 전철노선도를 해독할 줄 모르는 생활문맹자도 20~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0년 교육개발원이 13세 이상 2천1백16명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집 조사한 분석을 보면 문자생활의 가장 초보적인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문자 문해 부분에서 3ㆍ3%는 글을 읽지 못하지만 이름은 쓸수 있었고 4ㆍ3%는 전혀 이름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숫자나 이름을 전혀 쓰지 못하는 완전 까막눈이 6%에 달한다는 것은 문자생활에서의 소외인구가 결코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20~30%에 이르는 생활문맹자의 경우도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남몰래 고통을 겪는 인구가 상당함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한글 교실 등을 포함 성인 문해교육 실태를 보면 가톨릭의 경우 각 지역 사회복지관 문화관 등에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고 이를 포함 전국에는 30개 안팎의 기관에서 교육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정부차원의 교육기관은 없다.
대부분 수강기간은 3개월~1년이고 강사는 전임 국민학교 교사등 봉사자들로 구성돼 전문성이 부족하다. 교재도 국민학교 교과서를 쓰고 있어 성인교육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톨릭 기관의 경우도 실태는 별반 나을것이 없어 10~20명 정도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 K문화원의 경우는 인원이 부족, 곧 폐강하려는 뜻을 비췄다.
이같은 문해교육은 누구나 알고 있어야할 헌법적 권리임과 동시에 국력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를 그냥 방치할 경우 교육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언급한대로 교회부터 정신적 영양 실조에 걸려있는 문맹자들이 읽고 쓰는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뜻있는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YWCA 봉천종합사회복지관 조윤정 간사는『한글을 아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것을 볼때 문해교육은 인간성장 교육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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