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라마 CF를 소설로 옮긴 책이 나왔다.
중견여류작가 신달자(엘리사벳)씨가 펴낸「눈뜨면 환한 세상」은 D전사 회사의 드라마 CF를 기본 줄거리로 삼아 건강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특유의 감성언어로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광고 제작 종사자들의 에피소드 모음이나 개인적 체험들을 엮은 책들은 종종 있었으나 광고 그 자체를 소설화한 것은 처음이다.
드라마 CF란 지금은 낯익은 광고 기법이지만 13편의 시리즈물로 제작됐던「신대우가족」이라는 광고가 처음 방영된 지난 91년에는 광고에 대한 기존 관념을 넘어서는 획기적인 것으로 놀라운 반응을 불러왔다. 이 광고는 유인촌, 박상원, 김미숙 등 톱탤런트들이 대거 동원돼 우리가족 역사, 맞선, 만남, 그리고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드라마식으로 구성했다.
신씨는 이 드라마 CF제작팀의 일원으로 직접 원고를 만들었고 그 효과와 반향을 높이 평가한 제작사측에서 그 줄거리를 토대로 소설화를 의뢰했고 따라서 소설 역시 CF와 마찬가지로 13편으로 구성돼있다.
전자회사의 신제품 개발과정과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풋풋한 우정과 사랑이야기가 함께 엮어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이 소설은 CF를 통해 개괄적으로 보았던 이야기들을 글울 통해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상업예술인 광고와 순수예술인 문학과의 접목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그러나 작가 본인에게는 3년간을 거절해야 했을 정도로 지극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신달자씨는『내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인물과 이야기가 아니라 제약된 시나리오의 틀 안에서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중에서 광고가 온전히 진실된 메시지만을 전달해준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광고의 영향력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사실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광고 드라마의 소설화도 다뤄봄직한 몫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게」이번 소설을 정리한 신씨는「소설로는 마지막 작품」으로 고향과 본인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를 어머니의 파란만장한 삶을 중심으로 그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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