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존재이유에 대해 심각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는 연극「콘트러베이스」가 극단 완자무늬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월 1일부터 4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강강술래소극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콘트러베이스」는 비록 역할은 중요하나 아무도 자신을 선뜩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느끼는 한 평범한 시민의 절망감과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이 제도와 관습 그리고 인식과 굴레에 얽매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사순시기를 보내는 가톨릭신자들이 꼭 한번쯤 볼만한 연극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부추기면서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확인시켜 주는 배우의 힘겨운 몸짓을 보면서 관객들은 교향악단에서 꼭 필요하나 자기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는 콘트러베이스의 슬픈 음률을 듣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난 73년부터 열정적인 연극 활동을 펼쳐왔던 배우 명계남이 86년부터 광고계에 뛰어든지 근 10년만의 복귀무대로 공연되고 있는 이 연극은 그렇기 때문에 존재가치에 대한 의미를 더욱 관객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배우자신이 연극인이면서도 10년여의 외도 (?)를 거쳐 진정한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발견한 것도 상통하고 있는 「콘트러베이스」는 삶의 가치, 나아가 존재의 이유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 온다.
「우리는 모두 콘트러베이스 주자와 똑같지는 않을까?」「대체 인생이란 무엇일까」「왜 우리는 혼돈의 세상에서 자기 존재조차 주장하지 못하며 살아야 하나?」등 수많은 물음을 자신들에게 던지게 하는 「콘트러베이스」를 보고 또 다시 자신들의 삶의 터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뒷모습에는 「이젠 나의 존재를 외칠 것」이란 강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하느님으로부터 기인하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존재이유, 혼탁한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살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살아야 하는 신앙인들에게 이 한편의 연극은 삶의 생각거리 제공과 격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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