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천 년이 저무는 천구백구십오 년
광복 오십 주년에
고희 바라보는
예순여덟 돌 가톨릭신문
펄럭이는 깃발은
겨레의 화해 외치고 있다.
그것은 복음이다.
하느님의 영광 드러냄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비는
간절한 기도이다.
험악한 세월
광야를 달려온 그대
늙지 않는 예지 가졌음에
한결같이 밝고 싱싱하게
선명한 빛깔과 몸짓으로
이 땅에 복음 외치고 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거짓 증거하지 않는다.
사나운 물결 가운데 서서
새벽을 기다리는 그대
악몽에 시달리는 어둠 깨치고
분단의 벽 허물어라.
천지개벽 끓는 거리에
가로수도 심고 꽃도 가꾸어
초록빛 그늘에 앉아
사람 사는 이야기 나누고
주님의 말씀이 들려주는
그대의 잉크는 짙푸르다.
산에는 산새들 노래하고
고기떼 헤엄치는 강물하며
목 축이는 서늘한 물 한 모금이
일하는 기쁨 일깨워준다.
투명한 먼 산 안겨주는
그대의 목소리 낭낭하다.
슬픔을 함께 울고
어려운 일 함께 하는 이웃사촌들
나눔의 공동체에선
누구나 바르게 생각하고
진리를 깨닫게 하는
그대는 선구자이다.
욕망에 병든 이들은
춤추는 학교로 가라.
거기선 비겁과 위선과 부패
조작된 권위를 경배하고
스스로 허상 속에 빠지는 것을
그대는 준엄하게 충고한다.
부정한 것 바로잡고
혼란과 무질서를 질책하며
전통을 숭상한다.
시대의 질풍 가운데 서서
주님의 계시 전하는
그대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교회는 투사의 집이 아니며
시장 판은 더욱 아니다.
사랑과 빛이 있는
목마른 자의 샘이요
해방과 자유의 성지이기에
그대는 성지의 쇠 북이다.
새로운 천 년을 바라보면서
열정과 기개로
인간의 존엄 외치고
한국천주교회를
증거한 예순여덟 돌의 가톨릭신문
주님의 말씀 울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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