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간 68주년을 맞는 가톨릭신문사는 광복 50주년이자 분단 50주년을 맞는 올해 특별기획으로 통일에 대한 신자들의 의견을 듣는 「통일에 대한 신자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출범과 함께 민족화해, 일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실시한 이번 조사는 지난 10여년간 북한선교를 향한 활동을 외롭게 전개해온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활동등 교회의 통일관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신자들의 통일에 대한 의식 관심 참여도 등을 단편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기초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사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앞으로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우리 신자들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교회의 통일노력과 대처방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살펴나갈 계획이다. 본사는 올한해동안 이루어질 이들 조사결과들을 종합,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방향을 찾아보고 이를 토대로 민족화해와 일치 통일을 위한 사목방안을 제시해볼 계획이다.
◆총론
최근 북한 경수로 문제 등 남북한간에 첨예한 대립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 신자들은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을 위해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 교회가 신자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편적으로 드러내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조사에서 신자들은 현재 교회 안에서 추진되고 있는 통일을 위한 각종 노력들에 대해 「잘 몰라서 참여한 적이 없다」고 40%가 응답한 것으로 드러나 이 문제와 관련, 지금까지 홍보와 교육이 뒤따르지 못해왔다는 사실을 그대로 뒷받침해 주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또 다른 확인은 현재 한국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민족화해나 통일을 위한 활동과 더불어 이를 주관하고 있는 교회 기관이나 단체를 알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입증됐다. 응답자 가운에 13.8%만이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는가 하면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의 경우 4.4%가 알고 있다고 응답 우리의 열악한 현실을 드러내 주기도했다. 이제 막 출범한 민족화해 위원회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고 치더라도 북한선교위원회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은 북선위활동이 교구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회의 교계제도라는 한계에 묶여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96%에 이르는 신자들이 우리교회가 통일을 위해 맡아야 할 중요한 몫과 아울러 부분적인 몫이 있다고 응답해 민족화해 일치 그리고 통일에 대한 교회의 역할에 커다란 관심을 표명한 것은 앞으로 교회가 어떤 활동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따라 통일문제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망케 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응답자들은 통일과정에 필요한 교회의 역할가운데「기도」를 가장 우선 적으로 선택 민족화해 통일에도 기도의 중요성이 단연 수위를 차지했으며 응답자의 51.5% 김수환 추기경 등 고위성직자들의 북한방문이 민족화해와 민족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응답 최근 매스컴의 보도 등에 따른 고위성직자 방북에 대한 관심도를 그대로 나타내 주었다.
20~30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룬 이번 조사에서 「교회는 아무 조건 없이 북한에 식량과 물자들을 보내주어야 한다」는 항목에 21.60%만이 응답하는 의외성을 보여 고위성직자의 방북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과는 좋은 대조를 보이면서 젊은이들 가운데서도 통일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다」「우리나라 대학생 모두가 통일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등의 별도 응답들이 눈에띄여 통일문제 자체에 대한 부정적 입장에 대처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할 숙제로 제시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몇 가지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한국천주교회신자들은 교회가 벌이고 있는 통일을 향한 노력과 활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통일과 관련해, 전개해온 일련의 활동에 대해 우리신자들은 아직 충분한 공감대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교회가 지금까지 전개해온 민족 화해 일치 등 통일관련 노력들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표출해 주고 있다 하겠다.
즉 광복 50주년이자 분단 5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올해를 민족화해 일치의 원년으로 삼고 지금까지 통일노력에 일대 전환점을 맞기 위한 결심과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주교회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북한선교위원회가 명실상부한 통일관련 부서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마련하는 것과 아울러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교구차원의 기구가 마련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결론도 내려볼 수 가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지난달 발족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발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구로 주목을 받을 수가 있다.
전체 교회차원에서 통일사목을 주도할 북한 선교위원회와 신자들의 참여률 유도하며 북 선위활동을 측면적으로 지원하며 상호보완적 활동을 수행해 나갈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의 출범은 광복 50주년 그리고 분단 5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교회가 나아갈 민족화해 통일의 그 길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각론
교회활동의 평가
교회의 통일 노력에 대한 신자들의 평가가 부정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설문에서 「현재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통일을 위한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9.1%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나 거의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고 응답, 교회의 통일 사목에 대한 재검토가 요청되었다. 특히 이 질문에 5.6%가 「매우 잘하고 있다」25.3%가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응답해 두 질문을 포괄하여 전체 30.9%가 교회의 통일 사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의 71.4%가 여자의 67.4% 가 「그저 그렇다」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거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에 답했다.
부정적인 세 질문을 포괄하여 연령별로 보면 20~30대와 20대 이하가 72.1%, 72.0%로 부정적 응답률이 가장 높고 40~50대가 63.9%, 60대 이상이 53.4%순서로 연령이 높을수록 교회의 통일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직업별로는 기능직근로자의 80.6% 학생의 77.2%, 변호사 교수 약사 등 전문직의 76.7%가 보다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데 반해 주부는 63.9%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관련단체 인지도
「현재 한국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민족화해, 통일을 위한 활동을 아시는 대로 적어주십시오」라는 질문에는 13.8%가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라고 답해 교회 내 북한선교단체로 「북선위」를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4,4%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를, 1.9%가 「정의구현사제단」등을 명시, 신자 절대수가 교회 내 북선 단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령별로 보면「북선위」를 적은 연령층은 20~30대가 13.4%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40~50대 12.6%, 60대 이상 10.3%순으로 젊은 층이 교회 통일 사목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으로 드러났다. 반면 20대 이하는 알고 있는 북선 단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 선위」를 적은 응답자를 직업별로 보면 전문직 종사자가 19.1%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일반 사무직 15.8%, 주부 15.0% 순으로, 판매직 10.0%, 학생 10.0%, 자영업자 10.6%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교회의 역할
「통일을 이루기 위해 교회가 맡아야 할 몫과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는 46.8%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49.1%가 「부분적으로 맡아야할 몫이 있다」고 답해 전체 96%라는 절대 다수가 교회가 통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두 질문을 포괄한 응답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96.8%로 여성의 95.4%보다 약간 높으며, 연령별로는 40~50대가 97.4%, 20~30대가 97.1%로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고 20대 이하가 92%, 60대 이상이 81%로 20~50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적극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일 통일을 이루기 위해 교회가 맡아야할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해당사항 모두 응답)라는 질문에는 80.5%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열심히 기도한다」라고 지적하여 민족화해를 위한 기도운동의 중요성을 높이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교회 인사들이 북한 신자들을 적극 방문해야 한다」에 전체의 51.5%가 답해 고위 성직자들의 북한 신자 방문이 민족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30.2%가 「북한의 신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27.6%가 「중국, 소련 등 제3국을 통해 통일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힌 반면, 「아무 조건없이 북한에 식량과 물자 등을 보내준다」에 21.6%가, 「정부의 통일정책 수립 등에 적극 개입을 해야한다」 에 23.8%가 답해 물자원조화 정부통일 정책에 상대적으로 낮은 반응을 보였다.
특이한 것은 민족화해를 위한 기도의 필요성에 대해 여성(88.6%)이 남성(68.2%)보다 높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김추기경등 고위성직자들의 북한 방문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성52.6%, 남성49.8%로 남녀 모두 과반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관련행사 참여도
「북선 관련 교회 활동중 한번이라도 참여해 보신적이 있으시다면 그곳에 모두 표시해 주십시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27.6%가 「북한선교나 민족화해등 통일을 지향하는 미사에 참여했다」고 답했고, 아울러 27.3%가 「북한선교와 민족화해 둥 통일을 지향하는 헌금이나 통일성금을 낸 적이 있다」고 표했다.
또 16.4%가 「통일 지향 기도운동」에 참여한바 있다고 응답했고, 15.3%가 「통일 지향 특별강론」에 참석한바 있다고 답해 과반수 이상이 통일지향미사나 기도회 및 강연회에 한번 이상씩은 참석한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간과할수 없는 것은 전체의 40.2%가 「잘 몰라서 참여한 적이 없다」고 해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와 기도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북한선교와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나 기도운동, 강연회나 통일성금을 낸 적이 있다고 답한 네가지 질문을 포괄해 성별로 분석하면 남성이 89.3%로 여성 85.0%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나 기도운동에 참석한바 있다는 두가지 질문을 포괄한 연령별 분석으로는 60대 이상이 62.0%, 40~50대가 58.3%로 20~30대 38.4%와 20대 이하 12%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 연령이 올라갈수록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과 미사에 참석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위의 두 질문에 대해 직업별로 자영엽자(48.9%)와 기능직근로자(48.3%)로 가장 높은 참석률을 보였고, 다음으로 학생 45.4%, 전문직 41.0%, 교사 공무원 39.7%, 일반 사무직 38.1%, 판매직 37.5%순이고 무직은 28.9%가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민족화해 미사나 기도회에 참석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던 주부층이 31%에 불과해 주부들의 낮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통일의 가능성
「귀하는 통일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19.3%,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가 61.4%로, 조사 대상자의 80.7%가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지 입장을 나타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에 대한 응답을 보면, 성별에서는 남성이 62.6%로 여성의 58.7%보다 약간 높으며,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68%, 20~30대가 63.3%, 40~50대가 55.8%, 60대 이상이 53.4%의 순으로 세대별로 대체적으로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연령이 높아 갈수록 긍정과 비관의 인식 폭이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민족의 고른 분포를 보여 통일 문제에 대한 신자 전반의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2.6%, 「아주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는 0.8%로 부정적 견해는 극소수였고, 6.0%가 「잘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조사방법 및 특징
이번 설문조사는 3월 19일 명동대성당 미사에 참례한 남녀 신자 8백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이중 남자가 3백 47명, 여자가 5백 28명 조사에 참여했다. 12시 교중미사와 오후 4시 미사에 참례한 신자 1천 2백 명에게 설문지를 배포 이 가운데 8백 75장의 설문지가 회수돼 회수율 73%를 기록한 이번 조사는 통일의 가능성과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 통일을 위한 교회의 노력, 개인의 참여 정도, 교회의 통일노력에 대한 이해도 등 모두 개인 인적 사항 외에 7개항의 설문으로 구성했다.
조사대상자의 성별 분포는 남성이 39.6% 여성이 60.3%로 여성이 월등히 많은 수치를 보여 가톨릭교회 구성원의 여성화 문제를 확인하는 소득을 얻기도 했다.
또 연령별로는 조사대상 중 20대에서 30대가 68%를 차지 명동성당을 찾는 신자들의 연령층이 계속 젊어지고 있다는 현실문제와 함께 이번 조사결과가 젊은 층과 여성신자들의 의식이 크게 반영되었음을 입증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표본조사나 사전조사 그리고 지역분배 등을 고려하지 않는 기초조사라는 점에서 조사결과가 한국교회 전체신자들의 의식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점에서 앞으로 지역별 계층별 조사를 통해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계획임을 밝혀두면서 애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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