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보내기 운동이 도시와 벽촌, 신자와 신자간을 연결하는 사랑의 고리로 제자리 잡아가고 있다. 작은 희생은 큰 감명을 주고, 미소한 나눔도 상대로 하여금 희망에 부풀게 한다. 소외받는 이에게, 벽촌 공소에, 임종을 기다리는 환우에게, 국군 장병들에게 각기 다른 모습 다른 얼굴로 은인들의 사랑을 담아 다가가는 가톨릭신문은 하느님이 주신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나눔」임을 전해준다. 혼탁한 세상에서 차츰 퇴색돼가는 신앙의 본질인 「사랑」과 「나눔」을 운동에 동참해준 모든 은인들에겍 감사를 전하며 작은 사랑의 결실로 뭉쳐지는 신앙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이번 창간기념호 기획 「여러분 고맙습니다」를 통해 느껴본다.
◆백두산부대 장병들
“밤샘 긴장 신문보며 풀어요”
꼭 철해놓고 전부대원이 애독
신문보내기 은인들에 늘 감사
강원도 양구땅.
동부전선 최북단에 위치한 이곳은 육군 백두산부대원들이 젊은 기상을 불태우며 국토방위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숭고한 땅이다.
몇해전 이 지역에 제4땅굴이 발견되면서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전운이 감도는 긴장지대가 된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동부전선 비무장지대를 수비하고 있는 백두산부대는 엄정한 군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중에서도 고도의 훈련으로 단련돼 최정예부대를 자랑하는 수색대대원들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동란때 국군중에 최초로 백두산 상상봉에 태극기를 휘날리고 다시 전쟁이 발발하면 부대전통을 살려 제일 먼저 백두산 천지물을 마시겠다는 결의로 부대 이름마저 「백두산부대」라고 지었다고 하니 장병들의 기상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혹한속에서 뼈속을 파고드는 추위를 이겨내며 밤새도록 매복을 서야하는 수색대대원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심리적 압박감이다. 수색대대 장병들은 또 한번 철책 근무에 들어가면 몇개월씩 최전방에서만 생활해야 한다. 물론 이때는 부모나 친구, 애인의 면회도 사절된다. 따라서 이들에게 매주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톨릭신문은 더할 수 없는 벗이라고 한다.
얼마전 매주 성당에서 가톨릭신문을 가져오던 부대 군종병으로부터 이 신문이 얼굴도 모르는 신자들이 우리를 위해 신문을 신청해 보내준 것이라는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다는 수색대대 이진(세례자 요한) 상병은 「그때부터 문득문득 내게 신문을 보내주는 은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상상하는 버릇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군종병인 박재경(요한) 상병도 「가톨릭신문이 은인들로부터 보내지고 있다는 사실을 군종신부로 부터 전해듣고 활자 한자라도 소홀히 읽을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면서「은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분들께 고마움을 표할 수 있어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보도 기사 하나하나에 은인들의 사랑이 배어나는 것 같아 매주 신선함을 느낀다는 장병들은 가톨릭신문을 내무반에 따로 철해 전부대원이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이 경기도 안양이라는 윤희량 상병은 「이름모를 신자들로부터 가톨릭신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부대에 알려지면서 타종교 장병들에게도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면서 「부대에 와서 처음으로 천주교 신자가 됐다는 자랑스러움을 가톨릭신문을 통해 가지게 돼 가장 큰 보함으로 느낀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에 성당 예비자 집체교육에 들어간다」는 김영빈 상병은 「성당에 마음껏 다닐 수 없는 부대환경으로 인해 예비자지만 남 못지않은 가톨릭신문 애독자가 됐다」고 말하고「웬만한 교회 용어와 교회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 영세준비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며「신문보내기에 기꺼이 나서주신 은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원목실
약해진 육체 믿음에 “자양분”
평화 사랑의 전령 사역
인근 본당 레지오서 매주 배달봉사
“끝까지 찬찬히 읽을수록 진가 느껴”
매주 월요일 오전 9시가 되면 2평 남짓한 서울대병원 원목실에는 인근 본당에서 온 레지오 봉사자들로 북적댄다. 이들 봉사자들이 하는 일은 환자들에게 나눠줄 가톨릭신문과 주보를 접는 일.
이름 모를 은인들이 병원에 보내달라고 기탁한 2백여부의 가톨릭신문을 소중히 접는 이들의 손길에는 사랑의 전령사로서의 행복이 깃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에서 가톨릭신문을 받아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교회소식을 접할 길이 없는 이들에게 가톨릭신문은 나약해져가고 있는 신앙에 믿음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모든면에 있어서 나약한 상태에 있으며 나름대로 각자의 고통과 아픔을 지니고 있다. 이들에게 매주 월요일 꼬박꼬박 전해지는 가톨릭신문은 평화와 마음의 안식을 함께 전달한다.
급성간염으로 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최기흥(스테파노·34)씨. 가톨릭신문은 그가 신앙을 되찾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어려운 신학적인 내용이나 기사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가톨릭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곤 합니다. 읽을 수록 진가를 느끼는 신문이 가톨릭신문인것 같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고해성사를 통해 신양을 되찾은 최기흥씨는 가톨릭신문을 읽으며 그 신앙을 다져 나간단다.
병원의 특성상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생각해볼 때 신자환자들이 냉담하기 쉬울것 같지만 실상은 아니다.
의외로 최기흥씨처럼 병원에 입원하면서 신앙을 되찾는 환자들이 많다.
간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남편을 돌보는 안이미(로마나)씨는 「남편이 병자성사를 받고 어려운 생활을 이어 나가지만 이런 생활에서 가톨릭신문은 우리에게 삶의 희망과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환자들에게 전해지는 가톨릭신문은 병원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큰 보탬이 되며 그 어떤 다른 도움과도 비할 수 없다.
가톨릭신문을 통한 사랑의 전령사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백황기(마리나·58)씨는 「봉사생활 자체에서 참 기쁨을 느끼고 있다」면서 「냉담자들이 고해성사를 통해 다시 하느님의 품안으로 돌아오고 비신자들이 세례를 받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한다.
손에서 손으로….
이름모를 은인에서 의지할데 없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이어지는 가톨릭신문을 통한 사랑의 연결고리는 혼탁한 이 세상에서 잊혀져가는 신앙의 참맛을 느끼게 하고있다.
◆수원교구 남양본당 안석공소
“신자재교육에 꼭 필요합니다”
다른 교육기회 없어 귀중한 자료
도·농간 「신문보내기」적극추진을”
「가톨릭신문은 우리처럼 오지 공수에 있는 신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익합니다. 가톨릭신문 지상을 통해 접하게 되는 교회소식, 무엇보다도 교리와 성서에 대한 많은 정보들은 신자재교육기회가 적은 공소신자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 안석리 남양본당(주임=나현철 신부) 안석공소 신자들이 가톨릭신문의 창간 68주년을 축하하며 하는 말이다.
다양한 신앙교육프로그램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수강 할 수 있는 도시본당의 신자들과는 달리 항상 신앙적으로 갈증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오지 공소 신자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른다.
안석공소 총무 최진식(사도요한·41세)씨는 「공소등 오지에 있는 신자들에게 가톨릭신문 보내기 운동을 전개, 우리처럼 신앙생활 조건이 어려움 신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가톨릭신문사의 신문보내기 운동에 신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마을 주민 거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인 이곳 안석공소 역시 다른 공소가 그렇듯 열악하기 그지없다. 매주 50여명이 공소 예절에 참가하고 있고 대부분이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젊은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고 대부분이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안석공소 회장 김근회(베드로·61세)씨는 「대부분이 전통적인 구교집안에서 성장, 신앙생활을 비교적 착실히 해 오고 있으나 산업화 바람이 이 곳까지 불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산업사회로 발전되면서 나눔과 섬김을 미덕으로 살아온 우리의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듯이 소박한 신앙심으로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온 공소신지들에게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말이다.
바로 이러한 시대적 상황속에서 가톨릭신문을 통해 접하게 되는 풋풋한 미담기사, 인간의 근본과 삶을 이렇게 살아야 된다는 교회의 가르침 등이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최진식씨는 「변화 무쌍한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지 않고 전통성을 제대로 지켜 나가고 있는 가톨릭신문은 누리 신자들에게 분명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하고「그러나 좀더 전국교회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지면과 내용을 보완했으면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최씨는 공소신자들이 가톨릭신문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는 하지만 구독하기를 매우 어려워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가톨릭신문이 나서서 도시 본당과 농촌 공소간에 가톨릭신문 보내기를 적극 추진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교회의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오지 공소 교회의 가르침과 신자들의 삶을 전달하기 위해 68년간 노력해온 가톨릭신문에 거는 기대가 이들에게는 매우 크다. 가치관의 혼돈시대를 살아가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는 안석 공소 신자들의 눈망울에는 간절한 기도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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