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예배인 동시에 영성생활이며 교회내의 모든 전례는 부활의신비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전 한주간인 성주간(聖週間)은 그리스도께서 구원사업을 완성하신 때로 모든 전례의 중심이며 특히 주께서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신 성삼일(聖三日)은 모든 전례주년의 정점이요 절정을 이룬다.
이 성주간에는 각날마다 고유한 전례가 있다. 전례와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주의수난 성지주일
부활주일 바로 전주일로 그리스도께서 부활신비의 완성을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며 이날부터 성주간이 시작된다.
신자들에게 있어서 이 시기는 예수의 입성을 기념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닮고자 하는 결심의 시기이다.
이날 모든 교회내 미사는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실을 기념하며 중심미사 전에 행렬이나 성대한 입당식을 거행한다.
이날 축성된 성지(聖枝)는 최후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시 백성들이 승리의 상징으로 종려나무가지를 땅에 깐 것에 기인한다.
행렬후 성당에서 거행되는 미사는 개회식없이 본기도부터 시작된다.
신자들이 이날 축성된 성지가지를 십자고상 뒤에 꽂아 보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신심이다.
성지는 사용후 본당에서 거두거나 집에 가져가 보관하더라도 다른 곳에 깨끗이 보관하여 다음 재의 수요일에 본당에 가져온다.
성주간 월요일에는 예수의 죽음(요한12, 1~11),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요한13, 21~33, 36~38), 수요일에는 예수께서 어떻게 죽으실 지 (마태26, 14~25)를 예고하는 복음을 읽는다.
■성삼일
예수께서는 인류구원과 하느님의 완전한 현양이라는 과업을 당신의 빠스카 신비로 완성하셨고 이 신비의 핵심이 주의 수난과 부활의 빠스카 3일이다.
이 빠스카 3일에 교회활동의 모든 근원과 전례가 교회안에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원래 성삼일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박히심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성금요일과 성토요일 부활주일이었으나 중세에 와서 성삼일의 개념이 복음서에 나타난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날로 바뀌면서 성목요일도 예수의 최후만찬 곧 성체성사의 설정과 예수의 체포를 기념하는 날로 성삼일에 포함하게 되었다.
■성목요일
성목요일은 빠스카 예식 준비의 마지막 날로 사순절의 끝날이며 동시에 예수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신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 아침미사는 주교좌 성당에서만 거행되고 주교는 교구사제들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는데 성유를 축성하는 이 미사는 주교와 사제들의 일치를 표현하는 것이며 사제들의 약속갱신식이 있다.
이날 축성된 성유를 사제들이 각본당으로 가져가 사용함으로써 교구전체의 성사의 연대성이 드러난다.
성목요일 낮동안에는 아무런 미사도 거행하지 않고 저녁에 예수의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며 개인미사나 교우들이 참석치 않는 모든 미사는 금지된다.
또한 주의만찬 미사전에 중앙감실을 비우게 되는데 이는 만찬미사가 예수의 첫미사로 생각토록 하기 위해서다.
강론후 사목상 필요할 경우 세족례를 거행하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봉사와 사랑을 드러내며 이 미사중 가난한 이들을 위한 예물봉헌이 권장된다.
영성체후 기도를 드린후 성체를 미리 준비된 수난감실로 모시는 장엄행렬이 행해지는데 이때 임시감실은 주의 묻히심을 드러내는 장소가 아니며 표현도 「무덤제대」란 용어는 틀린말로 금년 춘계 주교회의에서 이 임시감실용어를 「수난감실」로 확정했다.
신자들은 다음날 예절이 시작되기까지 수난감실에서 성체조배를 계속하게 된다.
■성금요일
단식과 금육으로 주의 죽으심과 신비에 깊이 참여하는 참회의 날로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이외의 모든 성사는 금지된다.
이날은 예수께서 운명하신 오후 3시경 주의 수난을 기념하는 전례를 거행하는데 이 예식은 말씀의 잔례 십자가의 경배, 영성체 세부분으로 구성된다.
십자가 경배는 4세기경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것으로 십자가 처형은 로마시대에서도 가장 혹독한 처형방법이었고 인간사회에서 추방된 것을 의미하며 옷을 벗기고 괴롭히면서 갖은 모욕을 주는 형벌, 즉 인간에게는 가장 비참한 죽음을 주는 처벌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 마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부끄럽게 여겨 십자가 상의 예수모습이 사람들에게 보여지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래서 4세기말경에서야 십자가 모습을 담은 여러가지 예술품들이 나오게 됐다.
신자들은 이 십자가 경배를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비참한 방법으로 돌아가신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죽음의 상징인 십자가를 희망의 상징으로 바꾸신 그리스도를 흠승하는 것이다.
■성토요일
성토요일은 부활주일 전날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무덤에 계심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제대는 비어있고 아무 예식도 거행하지 않는다. 교회는 주의 수난과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며 불을 밝혀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종처럼 주의 부활을 고대하며 지내는 것이다.
해가 진 후 부활성야 전례가 거행되는데 주일 새벽 전에 끝나야 한다.
부활성야 전례는 빛의 예식 말씀의 전례 세례식 성찬의 전례의 4부로 나뉘어지는데 이날 전례중 성찬의 전례는 부활의 절정을 이루며 성체성사의 거행으로 완전한 빠스카의 성사를 이룬다.
모든 전례는 단순한 과거의 기념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사시면서 완성하신 모든 구원의 사건들을 성사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며 구세주의 신비가 성사를 통하여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영광스런 부활이 전례참석자들에게 직접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므로 신자들은 주의 영광스런 부활에 결합하기 위하여 성주간 동안 보다 깊은 참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결합하고자 하는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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