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은 방향타를 잃어버리고 있다. 단기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기 위해 기본이 되는 교육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대학교수마저 이성을 잃어버리고 패륜아로 전락되고 마는 경악스러운 사건을 대하게 되는 한국사회의 국민들은 더이상 교육현장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주도의 교육개혁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등 교육현장의 쇄신을 위해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때가 없다는 위기감마저 든다. 가톨릭 신문은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가톨릭계 중 고등학교의 교육현장을 찾아, 학원의 복음화를 통해 참인간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현장을 독자들과 나누어본다.
동성고등학교의 아침은 교사와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로 열리고 있었다. 오전 7시, 타학교 학생들이 등교준비를 할 시간인데도 불이 환하게 들어온 동성고교는 교실마다 초롱초롱한 눈빛과 배움에 대한 열기가 후끈 달아올로 있다.
지난 2월 교사연수를 통해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기위해 교사들이 자진해서 아침 보충수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뒤 힘들지만 보람을 갖고 실시되고 있는 수업광경이다.
면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동성학교는 올해 「환경교육」과「예절교육」그리고 「학력신장」을 목표로 전 교직원이 똘똘 뭉쳐 땀을 쏟고있다.
특히 동성학교는 방송국 수준의 방송실과 최첨단 486DX컴퓨터 전산실 등 최신 교육 기자재를 동원 살아있는 교육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엄두도 못내는 생방송 수업을 비롯 수준높은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동성학교 곽성민 교장신부는 『교육개혁을 위해 우선 평준화 해제가 이루어져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될 것』이라면서 『이를위해 우리 학교는 여러가지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개방과 개혁을 앞두고 실시되고 있는 동성의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가 올해초 교육청으로부터 「학교경영우수학교」로 선정되는등 나름의 열매를 맺고 있다.
동성고등학교의 또하나의 특징은 가톨릭계 학교의 개성을 살린 종교교육이다. 95학년도 신입생 5백30명 중 4백명이 예비자교리를 받을 정도로 종교교육이 활성화 되어 있다. 2학년의 경우 4백80중 2백23명, 3학년은 4백84명중 2백4명으로 전체학생의 43%가 신자인 셈이다. 학생들 뿐 아니라 64명의 교사가 거의 신자이고 2개의 레지오 팀과 10여명의 꾸르실리스따가 있을 정도로 종교적으로 성숙되어 있다. 교사고 구성된 레지오 팀들은 학생들의 고민과 신앙을 위한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학생일수록 교사들을 만나기가 쉽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런 동성의 안정된 종교적 분위기는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아버지를 유산 때문에 살해한 패륜교수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있는 가운데 진정한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표류하는 교육, 전인교육이 아니라 입신출세를 우한 교육현장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동성고등학교의 종교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인성교육은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 신자나 예비자교리를 받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따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동성학교의 노력은 자칫 지적교육만을 추구하는 교육현장에 소금과 누룩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교육계의 평이다.
동성고등학교는 환경교육면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실적을 올리고있다. 쓰레기통이 없는 교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교정, 철저히 분류된 재활용품을 매각한 금액이 다시 학생들에게 환원되는 과정 등은 훌륭한 모범사례로서 이웃학교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또한 동성고등학교는 인성교육을 위해 「1인1기」교육을 도입 학생들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태권도를 통해 육체와 정신을 단련시키고 이것이 전인교육에 큰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신입생은 유단자가 8%에 불과하지만 2학년과 3학년은 전체학생중 유단자가 91%와 93%로나 될 정도다.
또한 동성학교는 태권도를 통해 도(道)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매일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에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하고, 단계적으로 철저한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동성의 이러한 괄목할 변화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교사들에 대한 학교측의 관심과 배려이다. 학교에서는 지난 70년대부터 해마다 교사를 위한 「교외」연수를 실시해왔고, 80년대 후반부터는 단계별 격년제로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연수를 후원해 왔다. 금년 부활절 휴가를 이용, 전교 직원을 위한 제주도 관광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학생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려는 학구열과 민족과 인류에 봉사할 수 있는 인간교육을 위해 다각적인 방향에서 노력하고 있는 동성고등학교의 이같은 노력은 학원 복음화의 선두주자로 손색이 없다.
1907년 소의 학교(昭義學校)로 시작, 내 후년이면 개교 90주년을 맞게 되는 동성고등학교. 명문 사학, 전인교육의 못자리로 거듭나기 위한 동성의 많은 노력이 복음의 빛으로 열매 맺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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