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떠나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감지한 제자들은 앞길이 막막하게 느껴졌고 예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혼자 남겨두고 떠나가야 하는 어버이처럼 제자들이 더욱 사랑스럽기도 하였지만 이들에게 앞으로 맡기실 막중한 사명을 알려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아버지와 아들의 일치를 꼭 알아야 하고 그 일치는 아들과 제자들과의 일치를 뜻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져야만 했다. 구약성서의 모든 가르침은 결구 하느님을 알게 하는데 집중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것이 제자들에게 맡겨진 큰 사명으로 주어질 것이다. 그들은 이제껏 스승과 함께 살았고 그 분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분이 하신 위대한 일들을 직접 눈으로 보았으니 제자들은 믿음만 있으면 그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을 알면 하느님 아버지를 또한 알게 될 것이다. . 『내가 하는 일을 보고서 믿어라』라고 말씀하셨다. 『나를 믿으면 내가 하는 일을 너희도 할 뿐 아니라 그보다도 더 큰 일을 하게 될 것이다.』지금까지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이 아버지와의 일치 속에서 말씀하시고 일하였던 것처럼 제자들도 하느님 아버지와 그 아들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 속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계시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 아들이 하느님 아버지 안에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언제나 제자들 안에 있으면서 제자들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자라게 할 것이다. 이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믿음만 있으면 더 큰일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의 뜻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과 너희 가 내 안에 있고 내가 너희 안에 있다』(요한 14,20)는 대목은 예수께서 마지막 고별의 말씀을 하시는 동안 여러 번 강조하신 대목이다. 이 진리의 깨달음에서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임하는 큰일이 이루어 진다. 이 믿음만 있으면. 『너희 가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바닷속으로 들어 가라 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마태 21, 21)라고 언젠가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은 앞으로 하느님 나라에 관한 무엇이든지 이루게 될 것이라는 확약의 말씀이었다.
과연 제자들은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병자를 고쳐 주고 죽은 이를 되살리고 하는 기적을 행하면서도(사도 3,6: 8,34ㆍ40) 주님의 이름으로 모든 사람에게 세례를 베풀고 하느님나라를 이 땅에 세워 나아 갔다.
예수께서 이스라엘땅을 중심으로 심어 놓은 복음의 씨앗을 이제 온 세상에 전파할 사명을 제자들에게 맡기고 떠나가시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별하는 작별이 아니고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늘 그들 곁에 내려와 계실 것이다. 그래서『아버지가 내 안에 있고 내가 너희안에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이 일에 대하여 제자들이 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 예수께서는 또 하나의 약속을 하셨다. 『구하라 얻을 것이다』라는 말씀은 이미 여러번 들려준 바 있다. (마태7,7=루가 11,9: 마태7,8=루가 11,10: 마태 18,19: 마태 21,22=마르 11,24). 그러나 오늘은『내 이름으로 구하면』이라는 말을 힘주어 덧붙이셨다. 이 표현은 요한 복음서에 다섯 번 되풀이 되었다 (요한 14,13: 14,14: 15, 16: 16,23: 16,26).
예수께서『내 이름으로』구하라는 말씀을 여러 번 강조하신 것은 앞으로 이루어질 하느님 나라 건설과 그 성장이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일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맡기셨고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그 일의 계속을 맡기셨다는 것을 강조 하려고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성부와 성령의 일치 안에 제자들, 즉 예수를 믿는 이들이 또한 일치를 이루게 된다. 이 일이 이루어짐으로써 하느님의 이름이 만방에 길이 빛나게 된다.
『너희 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는 약속은 확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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