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에서도 작품활동에 전력투구했던 고 이남류(루까) 화백의 글과 그림을 소개하는 화문집「그리고 사랑을 그리다」가 출판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화백의 딸 윤주양은『오랜 기간의 입원 끝에 퇴원하셨지만 일주일에 며칠씩을 병원에 가서 온종일 신장투석을 해야 했다』고 생전의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1985년,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개인전을 준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비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 장발 선생으로부터 권유를 받아 가톨릭에 입교한 고 이남규 화백은 한국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 개척자이다.
1968년 4월 장익 주교의 주선으로 스테인드글라스의 명문 오스트리아 슈리엘바흐의 수도원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에서 연구했던 이화백은 교회미술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사랑을 그린다」는 생전에『예술가의 최종목적은 신이 부여한 자신의 내면적 생명을 드러내는 일이다』고 강조한 이남규 화백의 진솔한 글과 미술에 대한 정열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교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 예술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하늘을 우러러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하여 조형미술이라는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본문중)
이처럼 고 이남규 화백은 자신의 존재를 끝없이 부정함으로 존재 자체에 도달하려는 예술가의 삶을 진지하게 살다 갔다. 이화백은 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통해 끝없이 초월 체험을 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절대자인 신과 만나게 된다는 진리를 몸으로 살았다.
이화백은 또 화문 집에서「토착화는 우리의 것을 보편화하는 일」이라는 지론을 갖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화된 우리의 것은 보다 본질적인 원리를 구가한 것이며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며, 모든 민족을 대표하는 진정한 하느님의 찬미가 되고 새로운 전통을 창출해 가는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1985년부터 신장기능이 나빠 지면서 치료를 받았으며 1986년 1년간 인공신장인 혈액투석을 하며 투병생활을 해오면서도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가질 정도로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던 고 이남규 화백. 이화백은 1991년 5월 1일에 있었던 금호화랑 초대전을 앞두고 하루에 10~12시간씩 그림을 그리다가 과로로 쓰러졌다. 이후 뇌경색증으로 2년간 투병생활을 하다가 1993년 3월 13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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