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을 믿어 줄 것을 요청하시고 곧 이어서 당신을 사랑할 것을 요구하셨다. 예수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예수와의 친밀관계를 가지는 것을 뜻한다. 떠나가신 예수님을 사랑하며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은 예수께서 명하신 계명을 지키는 것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서로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다. 서로를 돕고 사랑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감상적인 감정을 표시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세속에 묻혀 살면서 자기의 일을 충실히 이행하여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남을 사랑하는 가시적인 표가 되는 것이다. 주여, 주여 한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준행하는 사람이라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고 하신 말씀을 제자들은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제 그들은 떠나 가시는 주님한테서 대단히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될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사랑을 부탁하셨고 당신 계명을 지켜 줄 것을 부탁하셨다. 믿음과 사랑, 그리고 분부를 따르는 일, 이것은 제자들이 예수님과 언제나 어디서나 하나가 되어 일을 같이 하는데 필요한 일들이다. 지금까지는 그들은 스승 예수와 같이 있으면서 모든일에 뒷심이 되었고 보호자가 되었고 변론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예수께서 떠나 가시면 이들은 어버이 없는 고아처럼 사고무친의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위기감을 덜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려고 하신다. 「내가 아버지께 가면 그분께 말씀드려서 너희를 도와 줄 또 다른 보호자 또는 변론자를 보내 주겠다」라고 약속 하셨다. 원문에는 빠라클리토스를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리스어 빠라클리토스는 보호자, 후견인, 지도자, 안내자, 변론자, 옹호자, 지지자, 도움을 주는자, 위로자, 좋은 의견을 제공하는자 등 다양한 뜻을 가지는 말이다. 예수께서는 그분을 가리켜「진리의 성령」이라고 말씀하셨다. 진리의 수호자로서 진리를 위하여 싸우는 사람들의 도우미라는 뜻이다. 요한1서는 아버지 앞에서 죄인을 옹호하는 변론을 해 주시는 변호인이라고 했고 그분은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라고 했다(1요한2,1)
이제 제자들이 세상에서 일하면서 필요한 또 다른 옹호자, 변호인을 보내 주신다는 약속이며 다른 옹호자는 성령이시다. 성령은 이 세상에 자연 생명을 낳아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생명이며 인간의 자연생명을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드높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시다. 이제 인간 생명을 영원화하는 작업을 성령께서 맡아주신다는 약속이다. 영원한 생명의 조성자로 제자들에게 주실 성령은 영원한 생명이란 맥락에서 예수를 믿는 이들과 함께 사시게 될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나는 너희를 고아로 남겨두고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평생 예수 그리스도와 삶을 같이 해 오며 그분을 알아 보고 생명을 주시는 분으로 받아 들였다. 그들은 이미 이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하여 사는 사람들이 아니고 영원한 하느님의 생명을 안목에 두고 사는 영성화된 삶들이다. 진리는 이를 받아 들이는 사람들만이 진리를 알아본다. 이 세상에 빛을 비추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는 세상은(요한1,10) 현세 생활에 눈이 어두워져 그분의 성령을 볼 수도 없고 받아 들일 수도 없다. 그러나 예수를 따르며 영성화된 제자들안에서 성령이 함께 사시면서 모든것을 안내하실 것이다. 그 보증으로 예수께서는 갔다가 다시 돌아오실 것이며 그때에는 제자들은 성령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아버지가 같은 생명안에서 일치하며 제자들도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한다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제자들이 하느님과의 일치를 체험하는것은 예수의 계명을 받아들이고 지킴으로써 실감하게 될 것이다. 계명을 지키는 일, 그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표이며 사랑하는 것만이 참다운 삶을 사는 것이 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며 주님안에서 참다운 삶을 살게 될것이다.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주님의 참모습을 보고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삶을 살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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