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성미술에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고 나선 젊은 조각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동성당 설립1백 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5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명동성당에서 최초로 야외 조각전을 개최하는 장동호(35세)씨가 그 주인공.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까라라이카데미에서 조각 수업을 받은 장동호씨는 이번 조각전에서 「아담과 이브」「카인과 아벨」「14처」등 16점을 야외 전시하고 문화관 전시관에 10점을 일반 신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개신교 신자였던 중학교때 찬송가 「예수 나를 위하여」란 노래를 부르면서 예수가 너무나도 불쌍해 밤을 새워 울었던 체험이 제가 성미술에 몸을 바치게 된 계기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너무 불쌍해서 예수의 모습을 조각하게 됐다는 장동호씨는 앞으로 예수의 부활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게 되겠지만 지금은 우리를 위해 죽은 불쌍한 예수가 작품의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민의 95%가 가톨릭신자라고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 중 단 한 사람도 신자라고 자신을 밝히는 사람을 못 봤다」는 장동호씨는 「이탈리아를 포함해서 현대인들이 종교와 무관하게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이런 이들에게 내 작품을 통해 예수를 알리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선화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고부터 종교예술 즉 성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어느 누구하나 가르치는 이가 없었고 참고할만한 교과서도 없었다는 장씨는 현대에 들어오면서 극단적으로 사라져버린 성미술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이번 전시화가 끝나는 대로 독일 슈트트가르트 아카데미에 다시 유학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씨는 「앞으로 더 공부해 성미술을 전공하려는 후배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밝히고 이 길을 선택하기 위해 세속전인 모든 즉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하느님께 모두 맡겨버렸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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