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선배 신부들의 어머님들이 그 어려웠던 순간들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있는데 이렇게 활자화된 책으로까지 펴내게 된 것이 그분들께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자식이 한 사제로 주님께 불리움을 받도록 하기까지 어머니가 격어야 했던 됫얘기들을 「아들아! 성인사제되어다오」란 제목으로 책을 펴낸 인천교구 정신철(요한ㆍ프랑스 유학) 신부의 어머니 박순정(도나다ㆍ60세) 여사가 밝히는 출판 소감이다. 사제의 어머니로서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주저스럽다는 얘기다.
「아들을 신학교에 보내고 나면 죽을 때까지 두발을 펴지 못하고 자야 된다」는 말이 신자들사이에서 회자되듯이 사제 어머니의 삶이 가시밭길임을 많은 이들은 알고 있다. 이 글을 쓴 저자 박순정 여사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아들 정신철 신부가 고등학교부터 신학교 그리고 신부가 되기까지 가장 가까이서 많은 어려움을 나누어 왔던 어머니가 아들과 나누었던 편지를 엮어 만든 이 책에는 「아들아! 성인사제 되어다오」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배어있다.
아들이 사제가 되던 날 너무 감격해서 맥박이 150까지 올라가 계속 앉아서 서품미사를 봉헌해야 했던 박순정 여사. 이제 마지막 남은 소원이 있다면 아들 신부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고귀함을 잃지 않고 성직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도로써 아들을 도와주는것 뿐이다.
아들을 신학교에 보내고 온 어머니의 허전함이 묻어있는 편지부터 사제로 봉헌된 후 꼬박꼬박 아들에게 존댓말로 쓰여진 아들을 또다시 6여년의 외국유학생활로 떠나보내야 되는 아픔 등을 고백하고 있는 박순정씨의 편지글속에서는 성소(聖召)의 의미와 성소자를 키우는 부모의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이 책에는 「보름달처럼 많은 이들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사제가 되거라」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으로 인생을 꾸려나가자」등등 아들이 성인사제가 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편지 글과 이에 대한 아들신부의 답장으로 꾸며져 있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달해주고 있다.
아들에게 가르치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삶 속에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해온 박순정 여사. 박여사는 「신학생들과 사제들의 어머니는 모든 것을 희생으로 참아내셨던 성모님의 삶을 닮아 살아야 된다」고 말하고 「사제가 되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 되도록 어머니들이 기도와 교육에 힘써야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성인의 이름을 따서 큰아들을 대철(베드로)로 작은 아들을 신철(요한)로 이름을 짓고, 큰아들은 「육체를 다듬는 조각가」 (바오로병원 소아과 전문의)로 작은 아들은 「정신을 다듬는 조각가」로 키워낸 장한 어머니 박순정여사. 올 여름 파리에 있는 신부 아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계획을 세우며 벌써부터 설레임속에서 밤잠을 설치는 박순정 여사의 모습속에서 성모님의 온화한 미소를 느끼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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