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은 「착한목자주일」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날을 성소의 날로 정하여 착한 사제, 착한 수도자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특별하게 기도 하고 있습니다.
참된 목자가 필요한 때
성서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양으로 자주 묘사합니다. 양들에게는 목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보통 목자가 아니라 착한 목자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이익이나 편리만을 생각하는 목자가 아니라 자기생명을 바치면서까지 양을 보호하고 그리고 양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는 참된 목자가 필요합니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알고 양들은 또 자기 목자를 압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목소리며 오늘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것도 당신의 「목소리」 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목소리를 모르면 그분을 따라갈 수 없고 그분을 따라가지 않으면 그분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업가가 있는데 사업체의 규모도 크지만 재산도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그에겐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이 아들이 방탕스럽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사업을 핑계해서 돈만 씁니다. 사치와 낭비로 펑펑 쓰는데 작은 것을 아낄 줄 몰랐고 소중하게 여길 줄도 몰랐습니다. 아버지는 무섭게 고생을 해서 사업을 일으키신 분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 아들을 통해서 당신의 사업을 더 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모릅니다. 그 뜻을 못 알아 듣습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저 아들 대에 가면 당신의 사업이 몽땅 망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골랐습니다. 마침 딸이 하나 있었는데 말귀를 잘 알아 듣는 사위를 얻어서 당신의 사업을 물려주었습니다.
이것은 누가 들어도 당연한 일입니다. 아들편에서는 아버지에게 따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만이 유일한 상속자라고 재판을 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 아들에게는 절대로 상속 할 수 없습니다. 사업을 망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무시하고 짓밟는 아들은 진정한 아들이 아닙니다. 바로 이와 같은 내용이 유다인과 이방인의 비유에도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아들은 유다인뿐입니다. 그 아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들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듣고도 배척했습니다. 예언자들을 시켜서 여러 번 타일렀어도 오히려 무시하고 예언자들을 박해했습니다. 오늘1 독서 (사도13,14.43~52)에서도 나옵니다.
개종한 바오로가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때 많은 이들이 듣고 회개를 하며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바오로를 쫓아 다니다 그를 박해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인 유다인들이 오늘날까지도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참으로 신앙의 아이러니입니다. 성서를 읽으면서도 듣지 못하고 주님의 업적을 보면서도 믿지 않습니다.
잘 들을수 있는 귀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를 잘들을 수 있는 귀를 가져야 합니다. 믿음과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성직자, 수도자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들, 교사들 그리고 각종 지도자들은 어떤 의미에서 목자들입니다. 따라서 그들도 착한 목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먼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또 그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의 시대에 참으로 좋은 목자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너무도 악화되어 있고 또한 스스로 많은 상처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고 있으며 각종 범죄가 들끓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 시대를 위해 기도해야 하며 또 누군가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일해야 합니다. 세상은 참으로 좋은 일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다행스럽게도 성소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성소자는 양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문제는 더 중요합니다. 그들이 정말 착한 목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양들에 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는 오로지 예수그리스도뿐입니다.
따라서 그분 말씀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지혜와 믿음을 갖도록 합니다.
뿐만 아니라 평신도부터 좋은 귀를 갖고 또 부모들부터 열린 귀를 갖도록 합니다. 땅이 좋아야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듯이 좋은 평신도의 바탕위에서 착한 성소자들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 드립니다. 바로 이것이 좋은 성소자, 좋은 지도자를 배출하는 지름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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