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첨단 영상시대에도 문자의 위력은 빛을 잃지 않는다. 문자문화의 주역은 무엇보다도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도구로 인쇄매체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이는 인류의 풍성한 유산이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교회 출판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하느님께로, 하느님을 모든 사람에게로」
서울 도봉구 미아9동 성바오로수도회 안에 자리하고 있는 성바오로출판사에는 이창욱 편집장신부를 비롯한 편집부, 제작부, 전자출판실, 영업부와 보급소의 「책 만드는 사람들」의 가쁜 호흡으로 가득하다.
성바오로출판사가 펴내는 책들은 비교적 쉽게 읽히는 책들로 기도와 묵상, 영성서적, 우화와 수기, 문학작품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성바오로수도회의 출판사도직이 갖는 기본 이념과 맥락을 같이 한다. 편집장 이창욱 신부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라는 사도바오로의 말씀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성바오로출판사의 책들 중에는 신자들이 가장 즐겨 읽는 책들이 꽤 있다. 하지만 전문성과 계도라는 측면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앞으로는 대중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학적 교양을 담고 있는 책들의 출간에도 좀더 비중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성바오로출판사는 1962년 한국 성바오로수도회가 창립된 후 2년뒤인 64년 출판사도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조사(大朝社)」와 성바오로출판사라는 두가지 이름으로 시작됐는데 이는 가톨릭신자재교육과 비신자 대상의 선교서적 발간의 두가지 목적을 함께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성바오로수도회는 이웃한 성바오로딸수도회와 함께 협력관계에서 출판사업을 해오다가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는 독립된 체제를 갖추고 5월부터는 각자 고유의 로고와 상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 성바오로출판사는 전세계 30여개 성바오로출판사중 하나로 각국의 출판사들은 상호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서로 정보와 작품을 교환하고 있다.
교회를 포함해 출판계 전반의 출판환경변화에 따를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출판사의 인식이다. 이에 따라 성바오로출판사도 나름대로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시도, 우선 올해부터 편집, 제작, 영업, 총무 등 출판사 전분야 담당자가 참여하는 기획팀을 조직, 기획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가돼온 국내작가 발굴 노력은 성바오로출판사의 장기적인 목표중 하나이다. 아직은 창작물이 20%선에 머무르고 있지만 꾸준한 투자로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 내년에는 30%이상으로 창작물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성바오로출판사가 펴낸 책들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책중에는 47가지의 묵상 기도 방법을 소개, 기도를 배우려는 신자들에게 유익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1986), 뉴욕에서 교포사목을 한 김영진 신부의 「밀가루 서말짜리 하느님」(1992), 공동체 생활의 지침서 「공동체와 성장」(1985)이 추천할 만하다.
「기억력을 강하게 만들려면」, 「내성적 성격을 고치려면」등 전 12권으로 된 생활심리학 시리즈는 일반 출판사에서도 비슷한 포맷의 책들을 모방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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