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심여자고등학교(교장=김재숙 수녀)는 입시경쟁으로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는 교육현장의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교정에 핀 목련과 진달래 개나리처럼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여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성심학교는 일류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키는데 충실하기보다 인간교육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형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95학년도에는 특히 전인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심학교는 오늘 10월 2학년 전원을 음성 꽃동네에서 1박2일의 현장체험을 계획하고 있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접하고 우리 것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한 국토순례를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꽃동네에서의 현장체험을 위해 오는 5월 25일 개교기념일을 기해 교사전원이 참여하는 현장체험을 기획하고 있다. 교사들이 휴일을 이용, 꽃동네를 방문, 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가를 체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자원봉사가 교육적인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된다는 여론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평소 주변에서 접할 수 없는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계획하고 있는 성심학교의 학사운영계획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왜냐면 말로만, 지식적으로만 불우한 이웃과 사랑을 나누어야 된다는 교육보다는 그들과 함께 숙식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이 더 확실하고 크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재숙 교장수녀는 『성심교육의 특성은 아이들 하나 하나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에게 맞겨진 아이들을 하느님의 선물로 생각하고 참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품위있게 자신들의 소질을 십분 발휘할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사랑이 바탕이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다.
성심학교가 인성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종교교육이다. 학교방침상 종교교육에 비중을 두고 이 시간을 이용, 학생들이 인생을 깊게 생각하고 사람 됨됨이의 기본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종교시간과 교양강좌를 통해 삶의 기초가 되는 철학을 익히게 하기 위해 외부강사를 초빙하거나 특강을 하기도 한다. 성심학교는 예비자나 가톨릭 신자학생 그리고 관심있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종교교육시간과 그 외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양강좌 시간을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성심학교의 인성교육은 활발한 특별활동이 한 몫을 하고 있다. 40여개의 특활부서가 있고 이 속에는 전통문화부터 영어회화반 등 다양한 부서속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인교육에 많은 투자와 시간을 아끼지 않는 성심학교가 그렇다고 학생들의 지적교육을 소홀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교육개혁을 앞두고 학교마다 나름대로의 작은 개혁을 통해 교육풍토 쇄신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성심 역시 학생들의 지적교육을 위해 관심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국 영수 능별력 이동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고 있고, 성심을 졸업하면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영어회화를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특히 성심학교를 졸업한 선배 성심인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영어회화반은 전학년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성심여고 출신으로 외국유학을 다녀온 졸업생들이 선후배간의 일치감을 형성하면서도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성심학교의 특성 중에는 일본 성심학교와의 교류를 빼놓을 수 없다. 전세계 42개국에 2백여개가 넘는 성심학교가 있고 이 가운데 일본의 성심학교와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 교류를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성심학교 학생들이 한 학기 전부터 펜팔로 결연을 맺고 서로 방문, 민박을 통해 친숙감을 느끼며 국제적 감각을 익히고 있다.
지난해 고베 지진 대참사 당시 그 곳에 있었던 한국의 성심학생들은 즉석에서 모금운동을 펼쳐 나눔을 실천하기도 하는 등 이 교류는 양국간의 문화이해를 넘어서 그리스도의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교육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학교당국이나 교직원 어느 누구도 성심학교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장담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는 한국교육의 현장에서 벗어나 인성교육을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나는 사람을 키우기 위한 성심의 노력들은 타학교에서도 본받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근래들어 서울대에 단 한 명도 진학시키지 못한 것을 수치(?)라고 생각지 않고 사회와 민족에 필요한 인간을 양성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성심학교는 아름다운 교정만큼 꽃향기 그윽한 여성교육의 산실이 되도록 교회와 학부형들의 격려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