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청소년 여러분,
생명의 계절인 5월에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산과 들의 아름다운 꽃들, 숲속의 지저귀는 산새들과 힘차게 뛰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더욱 느끼는 계절입니다.
가정의 달이요 성모성월인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소주일, 스승의 날이 있고 5월의 마지막 주일은 청소년주일이며 동시에 생명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주교님들은 올해보터 해마다 5월 마지막 주일을 「생명의 날」로 지내기로 정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죽음의 문화」라는 어두움을 몰아내고 「생명의 문화」라는 밝은 빛을 가득 채우기 위한 중요한 결정입니다.
불행히도 우리 시대에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폭력과 전쟁, 낙태, 인신매매, 안락사, 자살 등이 세계 곳곳에서 날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1백50만명의 태아가 낙태로 희생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러한 생명 침해를 권리와 자유라고 부르짖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른들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이러한 생명 경시 풍조에 젖어 자신의 생명을 가꾸어가기보다는 파괴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약물중독, 본드 흡입, 폭력 서클조직 등 누가 보아도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특히 인간의 생명은 더 그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따라」사람을 만드셨다고 성서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여러분은 10주된 태아의 발 배지를 보았는지요? 어머니 태중에서 생명이 시작된지 10주가 되면 아기는 발가락, 손가락이 예쁘게 모양을 갖추고 활발히 움직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신비한 생명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 귀한 생명을 잉태의 순간부터 자연적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마땅히 존중하고 받들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생명의 날」은 우리가 받은 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생명을 더욱 가꾸고 봉사하며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날입니다.
청소년 여러분은 「생명의 문화」를 이땅에 꽃피울 꿈나무들이요 미래의 희망입니다. 우리 사회가 참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도록 여러분도 가정과 학교에서 진실한 말과 행동, 사랑과 희생을 통하여 생명의 복음을 선포하여주기 바랍니다.
생명의 주님께서 언제나 여러분의 앞길을 비추어 주시길 기원합니다.
1995년 5월 3일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서정덕 주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