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망하는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거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그 어려움이 바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보다 쉬운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보다 또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때로는 사랑받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아이러니입니다.
오늘 제1독서(사도 14, 20~27)는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전도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4년 동안 많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도시마다 교회가 세워졌고 신자들은 날로 부쩍부쩍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각 도시의 신자들에게 당부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믿는 것은 쉽지만 믿음의 생활을 실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양심적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손해 볼 때가 많으며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하기 때문에 잠못자고 몸부림칠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믿음 때문에 오는 박해가 많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나라는 거저 우리에게 주어졌지만 피땀흘리는 노력없이는 그 나라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제2독서(묵시 21, 1~5)는 또 그와같은 내용을 암시적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오늘 묵시록의 내용은 새 하늘과 새 땅의 모습입니다. 그 곳은 하느님의 집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때는 하느님이 사람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십니다.
맞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얻기 위해서 수고하고 땀흘렸던 모든 이들은 그때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영광을 받게 됩니다. 울었던 사람은 평화의 기쁨을 얻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 영광을 돌려 주십니다. 이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누가 자기 아들에게 도움을 줘서 그 부모에게 영광을 주었다면 그 부모는 당연히 그 영광을 도움을 준 그 사람에게 돌려주게 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하느님께 큰 영광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특별하게 사랑하시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은 그 영광을 우리에게 열배, 스무 배로 갚아 주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말씀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그리고 또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새 계명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유다인들에겐 6백개도 넘는 많은 율법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지켜야할지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위 종교 지도자들은 지키지도 않으면서 백성들에게만 무거운 법의 짐을 지워주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예수께서는 일목요연하게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라』.
사랑은 율법의 핵심이며 또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은 율법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에로스로서, 이것은 이성간의 사랑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필로로서, 우정이나 자연적인 부모의 사랑이나 스승의 사랑 등을 말합니다. 셋째는 아가페로서, 초자연적인 사랑을 말합니다. 즉 원수에 대한 사랑, 죄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병자들에 대한 사랑 등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하느님때문에 사랑하는 그 사랑을 말합니다.
예수께서 오늘 말씀하시는 주내용은 아가페 사랑입니다. 에로스나 필로는 오히려 안믿는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가페 사랑은 다릅니다.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특별하게 축복해주시지 않으면 절대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입니다.
세상에는 원수도 많고 마귀도 많습니다. 우리를 미워하고 해를 끼치는 사람들도 많으며, 해는 끼치지 않았다 해도 거부감을 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들을 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평생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을 하느님께 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특히 희망이 없는 인생들, 우리에게 거부감을 주는 사람들을 사랑합시다. 심한 말로 밥맛없는 인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들을 사랑할수 있다면 그는 진정 세상을 환하게 열수 있고 또 하느님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사랑합시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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