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주년이자 분단50주년을 맞는 올해 가톨릭신문사는 창간 68주년 기획의 일환으로 지난 4월 2일 창간호에 맞춰 실시한 일반신자 조사에 이어 제2단계 통일에 대한 신자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반신자와 남여 구역장, 총회장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실시될 설문조사를 통해 가톨릭신자들이 갖고있는 통일에 대한 생각들을 조사, 전교회 차원의 통일노력과 대처방안을 알아보기 위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서울대교구 남성 구역장 2백 86명과 여성 총구역장 1백5명 등 총3백91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명동성당 신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전교회 구성원들의 통일의식을 포괄적으로 알아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가톨릭신문사는 앞으로 계속될 통일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교회의 적절한 방향과 대응책을 제시할 예정이며 교회의 적극적인 통일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교구 남성 구역장들과 여성 총구역장들은 일반 신자들에 비해 교회의 통일노력에 대해 훨씬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교회활동에 많이 참여할수록 또 교회를 이해할수록 교회가 기울이고 있는 통일노력을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 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통일과 관련한 노력들이 전반적으로 제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통일을 위한 활동이 그동안 매우 소극적이고 단편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설문 응답자중 전체의 50.4%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나 거의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 이같은 결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번 제1차 설문에서 39.2%만이 이같이 부정적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한다면 교회간부들은 교회의 통일노력에 그 만큼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통일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서울대교구내 거의 모든 본당에서 참가한 이들 응답자중 89.5%의 소속본당에서는 한번도 실시한 적이 없거나 받아 본적이 없다고 응답, 통일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표피적, 전시적으로 흘러 왔음이 단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앞으로 자신의 본당을 통해 이러한 통일관련 교육 등을 실시하길 원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56%를 차지, 통일을 향한 전교회적인 준비와 대처에 신자로서, 구역장으로서 갖는 관심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44%에 달해 각 본당에서 간부급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답변으로는 상당한 의외성을 지닌 것으로 아직도 교회내에 전체적인 통일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관련단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는 지난번 조사때 북선위를 꼽았던 비율이 13.8%에 불과했던데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의 23%가 북선위를 지칭,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신자들에 비해 북선위가 상당히 알려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도 응답자의 8.9%정도가 알고 있다고 있는 화해미사가 점차 서울교구의 통일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신자들에게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중심적인 노력으로 어느정도 인식돼 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의 종교활동
서울대교구 남여 구역장들은 현재 북한의 종교활동을 정상적인 종교활동으로 보지않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위장한 하나의 대남 선전물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조선 천주교인협회등 종교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2%가 국제사회의 여론때문에 마지못해 2.4%가 우리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응답, 전체 응답자의 75.3%가 북한의 종교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10.5%는 나름대로 종교의 자유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것으로 평가, 최근 북한의 장충성당을 방문해 북한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을 보도를 통해 접함으로서 북한을 보는 시각이 일부 달라지고 있음을 반영되고 있다.
바람직한 교류방안
「남북간에 교류가 본격화될 경우 어느것부터 실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는 35%가 가족방문과 성묘, 서신왕래 25.1% 등의 순서로 응답, 정치, 경제적 교류보다는 이산가족의 상봉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가 가장 우선돼야 할것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남성구역장의 경우 서신왕래의 가족방문및 성묘가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두가지 질문을 합한경우 55.6%에 달한반면, 여성총구역장은 전체의 73.4%가 이같이 응답, 남여신자간의 남북교류 우선순위가 크게 다르게 나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총구역장이 서신왕래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남성구역장이 경제교류와 종교인, 문화예술, 스포츠의 교류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은 전업 주부들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진 남성들의 사회성이 잘 반영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교회의 역할
「통일을 이루기위해 교회가 맡아야 할 몫과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74.6%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라고 응답했으며 김추기경 등 교회인사들의 북한신자 방북을 통한 화해분위기 조성도 65.9%로 응답, 어떤 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통일을 위해서는 교회가 일정한 부분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7개의 예문중 3개항목에 답도 역시 남성 구역장과 여성 총구역장간에 많은 차이를 보여준 것이 특징이며 남성은 여성에 비해 김추기경 등의 방북(69.9%)등 적극적인 활동을, 여성은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90.5%)운동 등에 더많은 관심을 보여 대조를 이루었다.
아무런 조건없이 북한에 식량과 물자 등을 보내 주어야 한다는 응답의 경우는 30대 39.1%, 40대 28.3%, 50대 28.3%, 60대 27.2% 순으로 조사돼 나이가 적을수록 조건없는 과감한 나눔을 지적한 반면 나이가 많을 수록 물자지원 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식량 등을 보내줄경우 군비로 전용될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잘 반영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이가 들수록 북한당국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번 항목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지난 일반신자 조사때에 비해 간부급인 총구역장들은 북한에 식량과 물자지원, 중국 등 3국 통한 통일 분위기 확산, 김추기경 방북 등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선호, 교회 간부급에서는 뭔가 행동을 통한 통일분위기 확산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노력 평가
「현재 한국 천주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통일을 위한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전체의 45.8%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응답、지난 설문때 34.2%로 응답한 일반 신자들에 비해 남여 구역장들은 교회의 통일노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거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것같다는 응답까지 합칠 경우 전체의 50.4%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나 거의 노력하지 않고있다고 대답했으며 반면에 비교적 잘하고 있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도 각각 27.1%와 7.2%로 나타나 지난번 조사때와 별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관련 단체 인지도
「현재 한국교회가 전개하고 있는 민족화해 통일을 위한 활동과 관련단체를 아는대로 적어달라」는 설문에서는 북선위를 꼽는 응답자가 23%、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8.9% 등의 순서로 나타나 지난번 조사때 북선위 13.8%, 민화위 4.4%에 비교하면 교회 통일관련 단체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남성 구역장과 여성 총구역장 중에서도 교회의 통일관련업무를 관장하거나 전담하는 부서가 어디인지 몰라 평신도 사목국, 레지오마리애, 성지연구원, 남북한장애인걷기운동본부 등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있어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통일기금 참여
현재 교회가 조성하고 있는 통일기금에 한번이라도 참여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31.2%만이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 참여할 기회가 없어서, 15.1%가 몰라서 하지 못했다고 표시했다.
그러나 몰라서 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지난번 조사때 40.2%였던데에 반해 크게 줄어든 수치로 남성구역장들과 여성 총구역장들은 일반신자보다 교회가 추진하는 각종 통일성금모금 운동을 나름대로는 인지하고 있지만 직접 참가하는 적극성에 있어서는 일반신자에 비해 별다른 점을 발견할수 없었다.
관련 행사 참여도
본당이나 소속 구역반에서 통일과 관련한 행사나 교육을 실시했거나 참석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89.5%가 없다고 대답, 거의 대부분의 본당에서는 아직 통일관련 행사나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 응답자들중 56%가 본당에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교육을 실시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반면에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와 무응답도 각각 36.3%와 7.7%로 나타나 여건이 허락된다면 통일관련 행사나 교육을 모두 실시할 것으로 기대했던 바람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의외로 받아들여 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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