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놈, 지가 미역국 먹고도 입학 시험에 붙나 보자』
과학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보러가는 아들 밥상에 미역국을『탁!』하고 내던지듯이 놓는 엄마의 마음은 섭섭하기 그지없다.
『기숙사로 간다고? 엄마가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줄 알았는데,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숨쉬는 것까지도 내가 있어야 되는 줄 알았었는데, 어느새 집을 떠나 살겠다고?』
전 MBC생활뉴스 여성 앵커 이은경(모니카ㆍ51)씨가 펴낸「그래 그래, 아름다운 사람들」에는 아들 윤이와 딸 혜리에 대한「엄마」의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사랑이 듬뿍 스며있다.
과학도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나야겠다는 아들에게서 분한 마음까지 들어 입시생의 금기인 미역국을 끓여내오는 심술을 부린 엄마는「떨어져라」,「떨어지지 말아라」를 몇 번씩 뒤집어가며 하루를 보내지만 결국 자식을「기숙사로 빼앗기고」만다.
그래서 엄마는 고등학교 3년, 과기대학 4년, 그리고 미국유학까지 10년 이상 자식을 집에서 떠나 보내야 했고 그는 지금 미국에서 석사를 끝내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래 그래…」는 바로 그 아들, 김윤군에게 띄우는 편지글들을 모아 엮었다. 『윤이를 미국에 두고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편지를 썼어요. 그런데 남편은 엄마의 감상적인 글이 공부를 방해한다며 일주일에 전화한통만 허락했지요』결국 부치지 못한 편지들이 이렇게 한편의 책으로 엮어진 것이다.
이 책에는 사랑을 통한 자녀교육이 실제와 방법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것은 「아이를 잘 키웠다」가 아니라「잘 자라주었다」는 태도이다. 부모의 욕심으로 자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라도록 사랑으로 지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지켜보는 것이 사랑으로 지켜보는 것인가를 저자는 생활속의 구체적인 예들을 통해 알려준다.
그의「사랑주기」는 남다르다. 『사랑은 소나기처럼 퍼주어줄 때가 있는가 하면, 가랑비처럼 함초롬히 적셔줄 때도 있어야지요』. 절제된 사랑이「치맛바람」으로 나타나는 맹목적인 과잉보호를 막는다.
이씨는『아이들에게 매순간마다 사랑을 확인시켜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놀이기구, 컴퓨터, 만화와 영어에 아이들을 빼앗기기 전에「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하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해주어야 합니다. 그럴때 우리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 되고 사람들은「사랑하는 사람들」이 되겠지요』.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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