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이갑수 주교)는 제29차 홍보주일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오는 27일 오후 3시 서강대학교 다산관 103호실에서「영화와 가톨릭의 만남」이란 주제로 영화상영과 함께 토론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매스컴위원회의 이번 행사에서는 폴란드의 세계적인 감독 크르지스토프 키쉴톱스키의 10부작 연작영화「십계」중 제2편이 상영된다.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영화「십계」는 1988년 칸영화제 특별대상, 1989년 베니스영화제 피프레쉬상을 수상하는 등 가톨릭의 범위를 뛰어넘어 세기적인 명작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십계」의 2편은 인간의 생명을 윤리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 또 이 영화는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고 또 인간윤리의 바탕이 어디에 있는지 끝없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남편, 정부의 아기를 임신한 아내 도로타가 남편이 살아나면 낙태할 것을 결심하고 남편의 담당의사의 판단을 집요하게 요청한다.
남편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그토록 원했던 아기를 낙태시키겠다는 도로타에게 남편이 가망이 없을 것이라고 의도적인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의사. 결국 남편은 죽음으로부터 다시 생명을 찾게 되고 의사를 찾아 온 남편 안제이가 도로타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며 끝을 맺는 이 영화는 사랑과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잔잔한 감동으로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십계명을 액면 그대로 지키는 것 보다 사랑과 생명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는 이 영화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십계명을 제시한다. 신의 이름으로 의도적인 거짓말을 통해 남편과 태어날 아이의 삶을 축복했던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의사의 모습을 통해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인간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어디에서도 하느님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모든이에게 존재론적인 물음을 스스로 던지게 하는「십계」는 인간관계의 혼돈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실존을 넘어서 하느님께도 향하게 하는 묘한 긴장감이 담겨져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가톨릭정신과 맥을 같이하고 있고, 하느님과는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모든 실존적 무신론자들에게 새로운 십계명을 제시하고 있다.
「십계」는 하느님이 원하는 것은 제도와 법이기전에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인간의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새로운 말씀을 우리 가운데 잔잔한 영상과 언어로 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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