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시를 쓰는 동안 볼펜보다 휴지를 더 먼저 준비했습니다. 생각만 해도 코끝이 찡해오면서 사정없이 눈물이 쏟아지는것이었습니다」
중견 여류작가 신달자(엘리사벳 ㆍ53)씨가 눈물로 쓴 어머니의 시를 펴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15년, 「목숨을 바치고 싶은 애인이었더라도 웬만큼 잊을 수 있는 세월」동안 자신이 어머니 없이 살아왔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신씨는 멈추지 않고 흐르는 어머니에 대한 상념들을 짤막한 4행의 시들로 써내려갔다.
울어도 울어도 끝이 없는 눈물 속에서도 저자는 행복했다고 한다. 왜냐하면「시를 쓰는 동안에는 어머니는 늘 나와 함께 계셨고, 내가 엄마하고 부르면 왜하고 대답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어머니들이 많이 그러했듯이 저자의 어머니 역시 고독하고 쓰라렸던 여자의 세월을 겪어야 했단다. 그래서 그 세월을 이렇게「간결한 몇자의 문장으로 기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고 그런 안타까움은 시어 사이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눈물로 또다시 엿보인다.
시들은 모두 6개의 장으로 나눴다. 한장마다 30여개의 4행시와 단상들로 엮어진 시들은 어머니에 대한 저자의 뼈저린 회한에서부터 어머니에 대한 추억, 어머니의 고독과 일생, 지금도 살아오시어 흙으로도 말씀하시는 어머니, 그리고 언제까지나 영원히 살아계실 어머니를 그리고 있다.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했다는 가책속에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비보를 듣고 병원문을 들어서 아직 숨이 계시다는 말에「너무나 고마워서 웃을 뻔했다」는 딸. 바로 그 딸이 다시 어머니가 되어 살아오면서 다시없이 고단하고 외롭고 무거운 어머니로서의 삶을 깨닫고 시집을 펴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시집을「사랑하는 어머니」와「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 그리고「앞으로 어머니가 될 모든 여성」에게도 바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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